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한화리츠)가 최근 급락한 주가 방어에 나섰다. 글로벌 리츠 벤치마크인 FTSE 지수 편입 시도와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개선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유상증자 대신 회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 조달 방식을 다변화해 리츠 규모도 키우겠다고 밝혔다.
3일 채온 한화자산운용 리츠투자본부장은 한국리츠협회에서 개최한 ‘한화리츠 운영 계획’ 세미나에서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이 늘어나고 투자자가 대변화되는 등 한화리츠가 대형화된 만큼, 'FTSE EPRA Nareit' 지수 편입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리츠는 한화그룹 본사 사옥인 장교동 한화빌딩을 신규자산으로 편입하기 위해 약 3837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공모가 5000원 미만에서 머물고 있는 한화리츠는 지난 8월 장교동 빌딩 편입 전 대비 30% 하락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채 본부장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감세 및 재정적자가 예상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 금리를 상승시켜 리츠 투심에 악영향을 미쳤다”면서 “또 올 하반기에만 모두 7개사의 유상증자 물량이 공급됐고, 기관 투자자들이 신주 참여를 위해 기존 물량을 매각하는 차액거래에 나서면서 변동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한화리츠는 지난 11~12일 이틀간 진행한 구주주 유상증자 청약에서 77.62%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유상증자 최종 실권주는 2157만5120주로, 전체 발행 주식 수(1억7960만주)의 12% 물량이다. 인수단인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 하나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이 떠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도 나왔다.
이에 대해 채 본부장은 “실권주 인수 증권사들과 이야기한 결과, 주가의 영향이 최소화하기 위해 장외 매매를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증권사는 주가가 회복될 때까지 팔지 않고 들고 있겠다고 밝힌 곳도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부 기관도 장외 물량 인수에 관심이 있어 오버행 부담을 빠른 시일내에 해소돼 주가는 안정적으로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채 본부장은 기존에 계획한 유상증자 금액 대비 부족한 자금은 400억원의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전단채 발행 당시 금리 조건에 비해 소폭 낮아진 금리로 조달에 성공한 만큼, 재무적으로 큰 부담은 없다고 했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 한화리츠가 계획하는 연간 배당금인 270원을 지급한다면, 시가배당률이 7%를 상회하는 만큼 지속 보유하기에도 투자 매력이 있는 가격대라는 게 한화자산운용의 설명이다.
채 본부장은 “한화리츠의 총 자산규모가 1조6000억원으로 1년 영업수익이 1000억원 이상을 내고 있다”며 “전단채 400억원의 금리는 연 3.7%로 연간 이자 규모는 15억원에 불과하다. 실물 부동산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55%이하면 양호한데, 전단채를 발행해도 LTV 53%밖에 되지 않는다. 건전한 자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리츠는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해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개선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프라임오피스로 분류되는 장교동 한화빌딩을 신규 자산으로 편입한 만큼, 재무건전성 강화를 통해 신용등급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신용등급 개선 시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의 자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향후에는 담보대출이나 유상증자 외에 회사채나 전환사채(CB)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식을 고려하고, 강남권역(GBD) 중형 오피스, 데이터 센터와 같은 자산 편입도 검토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채 본부장은 “장교동 빌딩은 한화그룹에서 제일 좋은 자산이라 확신해 자산 편입을 진행했다”며 “주요 주주 99%의 찬성으로 가결돼 편입이 진행됐다. 리츠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과 다르게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시적으로 오른 금리가 안정된다면, 향후 자금 조달비용 감소를 통한 리츠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주가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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