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 예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과 관련, 한 대표가 모호한 입장을 보인다는 당 일각의 비판에 "중요한 문제에 있어 신중하게 판단하는 것이 모호함이라고 치부될 순 없다"고 일축했다.
한 대표는 3일 오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서울여성정치아카데미 1기 개강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대한 모호한 입장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을 받고 "우린 자유민주주의 정당이고 의견이 다양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오후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는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데 대해 "지도부가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등의 요구가 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한 대표는 재표결 시 '이탈표' 방지를 위해 여당 의원 108명 전원이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고 빈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는 기권 방안이 언급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그런 편법을 목적을 위해서 동원할 경우 국민들이 크게 비판하지 않겠나"라며 "한 번 아이디어 차원에서 떠올린 얘기 아닌가 생각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오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재표결에서 여당 의원 108명 중 8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통과된다.
한 대표는 민주당의 감사원장·검사 탄핵 소추안 추진과 내년도 감액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해선 "집권여당으로서 다수당의 막나가는 횡포에 대한 지적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그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여러 방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과거 7·23 전당대회 후보 시절 공약했던 '제3자 채상병 특검법' 발의 시점과 관련한 질문에는 "정치 일정 같은 경우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지금 여러 정치 일정과 상황을 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은 전날 야당이 예고한 채상병 국회 국정조사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7인으로 구성된 여당 몫 국조 참여 위원 명단을 통보한 바 있다.
한편 한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전 페미니스트는 아니다"라며 "그렇지만 여성의 삶을 존중하고 여성의 삶이 나아지길 정말 바라는 정치인"이라고 스스로를 규정했다.
이후 기자들이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는 발언에 대해 질문하자 "그 용어가 여러 가지 용어로 쓰이는데 저는 극단적인 페미니스트 같은 그런 입장에 반대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여성의 삶이 증진돼야 하고 양성평등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정치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걸 페미니스트라고 말한다면 맞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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