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20만대 판매 돌파" 수출로 中 내수 부진 뚫은 기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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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청(중국)=배인선 특파원
입력 2024-1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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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출기지' 옌청시 기아차 3공장 르포

  • 내연車 생산 대부분 해외 수출로

  • 1~10월 해외수출 전년 동비 갑절↑

  • EV5 등 전기차 라인업도 확대 전망

  • 옌청시 경제 발전 일등공신 기아차

거리 곳곳에 기아차 광고판이 눈에 띄었고, 거리를 누비는 녹색 택시는 대부분 K3였고, 박람회 귀빈용 차량은 전기차 EV5였다. 기아차가 2002년 중국에 둥지를 틀면서 중국 내 대표적인 한국 우호도시로 자리매김한 장쑤성 옌청시 모습이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기아차가 판매 부진을 겪는 등 고전하고 있지만 옌청에서만큼은 예외였다. 기아차는 옌청을 수출 전진기지로 삼아 중국 시장 내 부진을 수출로 만회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내연車 생산 대부분 수출
기아 3공장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소재한 기아차 중국법인인 웨다기아 3공장 입구. [사진=배인선 기자]

'決戰四季度 綻放新起亞(4분기 사투를 벌여 기아를 새롭게 꽃피우자)'.

지난달 28일 취재진이 찾은 옌청시 소재 기아차 중국법인인 웨다기아(KCN) 제3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이런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눈을 사로잡는다. 그간 중국 시장에서 고전해왔던 기아차가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을 기점으로 연말까지 실적을 올리겠다는 의지가 느껴진다. 

사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출혈 경쟁 속에 올 들어 10월까지 웨다기아의 중국 내 판매량은 전년 대비 6% 감소한 6만4685대에 불과하다.

대신 웨다기아는 수출량 확대로 내수 부진의 어려움을 타개하고 있다. 올해 17만대 수출을 목표로 세운 웨다기아는 10월까지 수출량만 13만대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갑절 이상 늘어난 수치다. 

그 덕분에 웨다기아의 수출과 내수를 합친 중국 판매량은 올 들어 10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4.5% 증가한 약 20만대다. 중국 내 외국계 합자 자동차회사 중에서는 단연 1위다. 

11~12월에도 월 2만대 정도 수출을 이어간다면 올해 목표치 달성도 문제없어 보인다. 2018년부터 수출을 시작한 웨다기아는 올 8월 누적 수출량 30만대를 기념하는 행사도 했다. 이 자리에 장쑤성 지도부도 직접 참석해 기아차 수출에 힘을 실어줬을 정도다. 

웨다기아는 2026년까지 연간 수출 규모를 20만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 아래 수출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특히 취재진이 방문한 3공장은 웨다기아의 수출 전진기지다. 이곳에서는 웨다기아의 내연기관 차종 7종을 생산하고 있다. K3, K5, 셀토스, 카니발, 소넷, 스포티지, 페가스 등이다. 카니발과 K3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차종은 호주·뉴질랜드·싱가포르·사우디아라비아 등 7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안내원은 “이곳에서 생산한 차량 절반 이상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해 11월부터 인근 2공장에서는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한 소형 순수전기차 모델 'EV5' 수출 모델 양산도 시작했다.
 
중국 장쑤성 옌청의 웨다기아 3공장 용접라인에서 로봇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중국 장쑤성 옌청의 웨다기아 3공장 용접라인에서 로봇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3공장에 들어서자 노란색 로봇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용접 작업라인에 설치된 로봇손만 모두 570개다. 지금은 차량을 시간당 30~40대 생산하고 있지만 주문량이 많을 때는 시간당 60여 대도 생산했다”고 말했다. 3공장 연간 생산력은 45만대지만 현재 가동률은 50~60% 남짓이다. 향후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 가동률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현재 이곳 공장은 조립 라인을 제외하고는 프레스 가공부터 용접, 도장까지 대부분 100% 자동화로 운영 중이다. 공장을 둘러봐도 로봇 작업을 스크린으로 모니터링하는 인력만 간간이 보일 뿐이다. 특히 유연한 생산라인 운영으로 7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옌청시 경제 발전 일등공신 기아차
29일 중국 장쑤성 옌청시
지난달 29일 장밍캉 옌청시장(맨줄 왼쪽)이 옌청시 한국 상품(옌청) 무역투자 박람회장 기아차 부스를 방문해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배인선 기자]

기아는 중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2002년 합작 형태로 옌청에 첫 공장을 세웠다. 옌청이 기아차의 중국 진출 교두보가 되자 하청업체들도 쏟아져 들어왔다. 현재 옌청시 웨다기아 1차 하청업체만 56곳. 기아차는 현지 세수·고용 창출 등 경제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 한 옌청시 교민은 취재진에게 “기아차가 오늘날 옌청시 경제에 70~80% 이상 기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할 정도다.

사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을 줄줄이 겪으며 기아차도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옌청시 정부가 나서서 웨다기아의 자동차 수출을 적극 지원했다. 웨다기아와 함께 옌청 항구에 자동차를 수만 대씩 실어나를 대형 선박을 정박하는 시설을 보완한 게 대표적이다. 

최근 녹색 저탄소 산업 육성에 나선 옌청시는 기아차의 전기차 사업도 지원사격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옌청시에서 열린 한국 상품(옌청) 무역투자 박람회에서는 장밍캉 옌청시장이 직접 기아차 부스를 찾아 EV5 가격이나 보급 상황 등을 청취했다. 장 시장은 “EV5를 옌청시 관용차, 사업용 차량, 택시 등으로 보급하는 등 기아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옌청시 현지 부품 협력사 사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지난해 기아차 매출이 부진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처럼 기아차가 앞으로 매년 20만~25만대 이상 자동차를 수출하면 협력사들도 전체 기업을 운영하는 데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기아차 판매 실적 개선 기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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