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비상계엄 사태에 외국인 이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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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4-12-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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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계엄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언했다 국회의 의결로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계엄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가는 4일 간밤 사이 일어났던 심야 비상계엄 선포·해제가 외국인 중심의 투매급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까지 돌파했다. 비트코인 원화마켓 가격이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은 충격을 받았지만,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선언 등이 잇따르며 안정을 되찾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6시간 만에 계엄 사태가 종료되기는 했지만 미 증시에 상장된 한국 상장지수펀드(ETF) 'EWY', 환율 등 금융시장의 가격 레벨이 전날 장 마감 당시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 자체가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이므로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소지가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정부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금융시장 안정 조치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이 예정돼 있는 점을 고려하면 단기 가격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변동성 증폭의 지속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한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개장 직후 나타날 수 있는 투매급 움직임에 반응해 포지션 교체를 하기보다는 원/달러 환율 변화를 지켜보면서 관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 이탈 가능성을 우려한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약해진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더해진 정치 불확실성은 원화 자산의 매력도를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증권 리서치센터는 "계엄령은 해제됐으나 법리 논란 등 후폭풍이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식, 펀드 등의 고객들의 자금 이탈 우려가 상존하며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외인들도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투자금 일부 회수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특히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내시장 유동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투자금 회수가 실현될 경우 낙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간밤 글로벌 금융시장도 한국의 계엄령 선포에 주목했다며 "한국은 중간재 수출이 많아 계엄령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기 둔화가 확대될 수 있고 반도체 칩, 중장비 등 공급망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글로벌 경기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회의 계엄령 해제 결의안 가결 이후 안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대외 신인도와 관련 있는 한국 채권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이 확대된 만큼 하락이 불가피한데, 채권시장은 변동성 지속 기간을 결정할 요인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지만 비상계엄이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 야간 선물시장 등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와 외환시장은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있었던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봤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 계엄령 선포 이슈가 빠르게 해소돼 한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다"며 주가 하락 시 매수 대응도 가능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며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나, 해당 이슈가 빨리 해소된 만큼 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번 이슈는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 변화 요인이 아닌 만큼 매수 대응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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