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상을 받는 한강 작가는 6일(현지시간) “이 소설(채식주의자)에 유해도서란 낙인을 찍고 도서관에서 폐기한 것은 책을 쓴 사람으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강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지금 한국에서 채식주의자를 굉장히 고통스럽게 공감하면서 읽어주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오해도 많이 받고 있다. 그게 그냥 이 책의 운명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몇 년간 한국의 도서관에서 몇천 권의 책들이 폐기되거나 열람 제한됐다”며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들의 권한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들이 많이 고민하고 책들을 골라서 비치하고 그런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자꾸 이러한 상황이 생기면 검열하게 될 거 같다. 그런 게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책이란 것은 굉장히 중요한 존재이고, 우리가 책들을 읽으면서 공존하는 타인을 이해하는 법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고 그러면서 성숙한 태도도 갖게 되고. 열려 있는 공동체가 된달까”라며 “인문학적인 토양의 기초가 되는 것이 도서관인데 사서들의 권한을 지키는 방향으로 사회가 나아가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한강은 ‘채식주의자’가 스페인에서 고등학생들이 주는 상을 받았던 일을 언급하면서도 “문화차이도 있고,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한국에서 낭독회를 할 때 고등학생들이 채식주의자 갖고 와서 사인회 달라고 할 때 ‘이거 나중에 읽고 소년이 온다 읽어’라고 얘기할 때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채식주의자가 지금 받고있는 어떤 오해들에 대해서 지루하실 수 있겠지만, 해명하고 싶다”며 “채식주의자는 질문으로 가득한 소설이다. 주인공은 단 한번도 자신을 채식주의자라고 명명한 적이 없다. 제목부터 아이러니가 들어가 있는 소설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채식주의자에는 신뢰할 수 없는 화자란 문화적 장치가 있다”며 “신뢰할 수 없는 화자가 이야기할 때 계속해서 문장마다 아이러니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하면서 읽으면 흥미롭게 읽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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