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尹 탄핵 표결 앞두고 전운 감도는 서울 도심..."윤석열 탄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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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규홍, 송승현 기자
입력 2024-12-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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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앞 탄핵 찬성 집회...광화문엔 탄핵 반대 집회 열려

  • "8년만에 다시 촛불들어 참담해" VS "주사파 물리치기 위해 계엄 선포한 것"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사진송승현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탄핵을 외치고 있다.[사진=송승현 기자]
"윤석열을 탄핵하라"
"주사파를 척결하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는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과 탄핵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로 전운이 감돌았다.

이날 민주노총, 참여연대,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수많은 시민단체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 모여 윤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을 국회에 촉구했다.

국회앞에 설치된 무대에 오른 민주노총 관계자는 "참 힘겨운 시간이었지만 민주노총과 시민은 속지 않았다"며 "민주노총은 계엄령 선포때 국회로 즉시 달려가 윤 대통령의 퇴진을 결의하고 총파업하며 함께 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핵오염수 방류와 역사 왜곡을 멈췄다면, 노동자 탄압을 멈췄다면 이태원 참사와 채상병 순직 외압 사건, 언론 외압을 멈췄더라면 오늘 이 같은 고통의 시간 없었을 것"이라며 "이 치욕스러운 시간 반복하기 않게 윤 대통령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영조 시민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는 "계엄령을 선포한지 100시간도 안 지난 지금 우리는 이 자리에서 유례없는 역사의 새로운 장을 위해 결의한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을 자리에서 끌어내자. 이제 민주주의의 문이 열릴 것이다. 우리가 함께 열 것이다. 이번에는 결코 그 문 닫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기 세월호참사가족협회의회 운영팀장도 "현 상황에 대해 국민으로서 참담함 느낀다. 2024년도에 살고 있는 내가 맞나 싶다"며 "국가가 국민에게 총부리 겨눈 게 받아들이기 힘들고 우리가 이미 8년 전에 탄핵으로 인해 촛불을 든 아픈 기억이 있다. 2024년에 또 이렇게 촛불이라는 현실이 참담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100만명(4시19분 기준)이 여의도에 몰렸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은 오후 3시 20분 기준 국회 정문 앞 집회 참가 인원이 2만 1000명으로 추산 된다고 밝혔다. 

국회 앞에는 시민단체 외에도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석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신모씨(72)는 이날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담화라고도 할 수 없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한 설명과 사과가 우선되어야 하고 본인의 거처를 명확히 국민께 공표하거나 최소한 자진사퇴를 해야한다"면서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서초구에서 왔다는 서모씨(48)는 "담화문에 계엄령에 대해 잘못했단 얘기는 없고 나는 잘못없고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우리당이라니 이 사람(윤 대통령)은 헌법을 모르는 사람 같다. 용서할 수 없다. 8년전 탄핵집회때도 나왔는데 이 짓을 또 해야 하다니 분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기자
7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 [사진=송승현 기자]
여의도에서 탄핵 찬성 집회가 열린 반면 광화문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은 안된다는 보수단체의 집회가 열렸다.

자유통일당과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 등 보수단체는 광화문에서부터 서울 시청까지 긴 도로를 점령해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동화면세점에서부터 시청역 3번출구까지 길게 이어선 의자들이 수많은 참가자수를 가늠케 했다.

주영락 대한민국바로세우기 국민운동본부 홍보팀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께 “본래 집회 참가 신고인원은 1만5000명이었으나 집회 측 추산 인원이 30여만명”이라고 설명했다.

전광훈 목사의 연설이 오후 4시에 예정됐던 만큼 전 목사의 신도들은 일찍이 광화문에 자리를 잡았다. 전라북도 정읍에 거주하는 70대 조씨는 "오전 7시에 출발해서 11시 20분에 광화문에 도착했다"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전 목사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해서 방침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행요원으로 참여한 이씨(14)는 "학생부 봉사를 하러 왔다"며 "탄핵은 안 될 것 같고 (탄핵) 된다면 죽을 각오를 하고 싸우겠다"고 했다. 김정희씨(58)는 "계엄은 위험으로부터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려 했던 거다"며 "반주사파를 물리치기 위해 계엄 선포를 한 목적을 알고 기자를 하라"며 강조했다.

50대 후반 김씨는 "전라남도 고흥에서 올라와 새벽 5시에 도착했다"며 "나라와 민족을 살리기 위해 참가했다"고 참가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탄핵 가결 투표를 한 배신자들이 정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그 내용을 알아서 뭉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이날 오전 10시에 있던 윤 대통령의 담화는 간결하고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반응이 가장 좋은 담화였다"며 "담화 시간이 더 길어졌으면 여야가 공격할 거라 잘했다"고 반응했다.

보수단체 집회임에도 가결에 대한 전망을 바라보는 참가자도 있었다. 지난 6일 저녁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왔다는 이씨(45)는 "(탄핵안이) 가결될 것 같다"며 "그럼에도 계속 지지하고 시위하겠다"며 각오를 말했다.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에 대해서는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했으면 좋겠다"며 "야당이나 한동훈 대표의 행동들 때문에 한 담화였으면 한다"고 발언했다.

반면 호기심에 집회를 참관하러 온 외국인도 있었다. 일본에서 교환학생 생활 중인 네덜란드인 잭슨씨(20)는 "현재 사태가 흥미로워 호기심에 오게 됐다“며 ”양쪽 이야기를 들어봐야 할 거라 생각하고 가능하다면 반대 집회도 참관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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