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7일(현지시간) 스웨덴 한림원에서 진행한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강연'에 나섰다.
그는 '빛과 실'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일기장들과 함께 여덟 편의 시를 묶어 '시집'이라고 이름 붙인 종이들을 발견했다"며 자신이 여덟 살 때 쓴 시의 내용을 공개했다.
한강은 장편소설을 쓸 때마다 "질문 안에 살고, 질문들의 끝에 다다를 때 소설을 완성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라는 두 질문이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2021년까지 글쓰기의 동력이 됐지만, 2~3년 전부터는 그런 생각을 의심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1979년 4월의 나는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두 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며 "첫 소설부터 최근의 소설까지, 어쩌면 내 모든 질문의 가장 깊은 겹은 언제나 사랑을 향하고 있었던 것 아닐까?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오래고 근원적인 배음(背音)이었던 것은 아닐까?"라고 부연했다.
차기작에 대해선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은 지난 6일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2024년, 다시 계엄 상황이 전개되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무력이나 강압으로 ‘언로’를 막는 방식으로 통제하는 과거의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한강은 오는 12일까지 이어지는 ‘노벨 주간’에 참석해 전 세계 독자와 만난다. 노벨 주간은 그해 노벨상 수상자들이 자신의 소장품을 기증하고 작품 세계 등을 소개하는 자리로, 매년 12월 스톡홀름에서 진행된다. 올해 노벨상 시상식은 오는 10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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