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부결 후폭풍] 예산·법안·정책 불확실성 최고조…최상목 "예산안 확정이라도" 읍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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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서 기자
입력 2024-1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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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 '데드덕' 자초…예산·법안·정책 논의 중단

  • 탄핵 정국에 내수 붕괴 위기…수출도 흔들릴 가능성 높아

  • 1%대 성장률 우려 "정치 위기 수습 못하면 불확실성 길어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성명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성명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임기 내내 저조한 지지율에 시달리던 윤석열 정부가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추진 등을 거치며 완전한 데드덕(권력 공백) 상태에 빠졌다.

미래 대비는커녕 당장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장담하지 못할 상황이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을 돕기 위한 각종 경제 법안, 내수 회복과 에너지 주권 강화를 도모하는 국정 과제 역시 공전을 거듭하다 폐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된 관계부처 합동 성명을 발표하며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이 굳건하고 정부의 긴급 대응 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며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 기관이 긴밀히 공조하고 필요시 상황별 대응 계획에 따라 신속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국내 정치 상황으로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많은 국민들도 걱정하고 있다"며 "내년 예산안이 정상 집행될 수 있도록 신속히 확정해 달라. 정부도 국회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호소했다. 

국가 경제가 맞닥뜨린 위기가 엄중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최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부처 장관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터라 공직사회 기강이 유지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에 따른 정책 수립·집행과 중장기적 과제 수행에 허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야당이 대폭 감액에 나선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급선무다. 더불어민주당은 '매주 탄핵안 표결'을 공언하고 있다. 탄핵 여론이 높아 여야 간 예산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시나리오까지 흘러나온다. 

정부가 공을 들이던 주요 경제 법안에 대한 추진 동력도 상실됐다. 반도체 연구개발(R&D) 인력의 주 52시간 근무 예외와 보조금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반도체 특별법을 비롯해 세법 개정안, 인공지능(AI) 기본법 등이 국회에서 표류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던 동해 가스전 개발 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 등 국정 과제는 관련 예산이 대부분 삭감된 상태다. 정상 추진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어렵던 내수는 더 무너질 수 있다. 실제 2016년 10월 박근혜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서 소비지표가 둔화하기 시작해 탄핵이 인용된 2017년 1분기 소매판매 증가율은 1.2%에 그쳤고 2분기에는 0.9%로 추가 하락한 바 있다. 

대외 협상력 악화도 불가피하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대응 채널 곳곳에 구멍이 뚫린 모습이다.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수출 타격도 예상되는데 앞서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에서 드러나듯 관련 부처의 정보·협상력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9%까지 내려 잡았다. 일부 해외 투자은행(IB)은 1%대 중반 성장률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경제를 둘러싼 악재를 해결하지 못하면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1%대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예산안은 논의조차 못했고 해외 자본은 한국 시장을 벗어나고 있다. 소비심리도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통령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고 총리를 중심으로 한 대책 마련도 난망이라 경제 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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