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칼럼] 불확실성 커진 한국경제, '비상'한 각오로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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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전 국무조정실장
입력 2024-12-0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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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전 국무조정실장
[구윤철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전 국무조정실장]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이후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대한민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 앞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국내 최고 지도력의 공백을 감안하면, 한국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 국제사회의 신뢰도 하락 등이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다가 지금까지 이룬 한국 경제가 다시 주저앉는 것은 아닌지 하는 염려도 나온다. 국가가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오히려 많은 국민들이 국가를 걱정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결코 이대로 주저앉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가적인 역량을 총집결하여, 어떠한 위기라도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높은 국운 융성의 기회로 만들어야 하겠다.

우선 일시적으로 매우 어려워진 단기 경제 현안을 잘 관리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독거노인과 소외계층, 저소득층이 특히 어렵다. 이들에 대한 긴급 생계비, 난방비 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이들 가구에 대한 1:1 담당관제를 통해 밀착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소기업들도 장사가 안되어 어렵다. 이들이 겪는 단기적인 어려움은 즉시 해결해야 한다. 즉, 일시적인 자금 위기에 대해서는 소액 금융 등 단기 유동성을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채무 조정도 해야 한다. 또한, 가능한 범위에서 수요 유발 정책 등을 통해 이들이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모든 정책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대외 상황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해외에 대해서는 한국이 비상계엄 이후, 상황이 정상화되었고, 안전한 국가라는 점을 적극 홍보해야 한다. 평시보다 치안과 국방도 더욱 강화되고 있어서 매우 안전한 나라이므로 여행해도 좋다고 알려야 한다. 체코 원전 수주 등 중요한 해외 사업에 대해서도 후속 조치나 관리에 있어서 한치의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도 철저히 준비하고 대응해야 한다. 한국경제는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엄청나게 높다. 글로벌 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트럼프가 기업인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해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에 대해 기여해 온 성과는 물론, 앞으로의 기여에 대해서도 논리와 수치를 가지고 설명해야 한다. 대한민국과 미국이 상호 윈윈(win-win)하는 전략을 마련해 적극 설명하고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단기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인공지능(AI)과 교육 혁신, 경제 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실행해야 한다. AI를 국가 전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총괄할 AI 차르를 신설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정치 양극화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보수와 진보세력 모두가 참여하는 범국민 통합운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당장 현역 정치인들이 참여하기 어렵다면, 정치권 원로와 대한민국의 융성을 원하는 국민들이 참여해 국가통합 운동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 경쟁국들은 국익의 관점에서 똘똘 뭉쳐서 국익을 추구하는데 대한민국만 좌우로 분열해 서로 다투면 되겠는가. 어떻게 이룬 대한민국인가. 결코 이대로 둘 수는 없다.
 

구윤철 필자 주요 이력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전 기획재정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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