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모교인 충암고등학교 재학생들이 학교와 재학생에 대한 비난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충암고 학생회는 10일 소셜미디어(SNS)에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는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린 잘못된 행위였다"며 "12·3 사태로 인한 시민의 분노는 충암고 학생회 또한 백번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 및 논란의 인물들은 충암고를 졸업한 지 40년이나 지난 졸업생"이라며 "충암고를 잠시 거쳐 간 인물일 뿐 재학생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사태로 학교에는 항의 전화가 수백 통 빗발치고 학교명을 '계엄고'로 바꾸라는 비아냥까지 쏟아지고 있다. 충암고는 윤 대통령을 비롯해 비상계엄 선포에 연루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졸업한 학교다.
학생회는 "사태 이후 교복 입은 학생에게 폭언하고 취업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거나 교무실에 항의 전화하는 등 피해 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충암고는 학교 정상화, 체육관 공사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단 한 번도 특혜를 기대하며 졸업생과 접촉한 적은 없었다"며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지지와 학교의 지원 속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학생 자치를 수행하고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며 민주사회의 가치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충암 구재단은 급식 운영과 관련된 부정 행위를 저지르며 학원 재정을 불투명하게 관리해 '사학비리 백화점'이라는 오명을 들었다. 충암고는 2021년 사학분쟁조정위원회 결정으로 새로운 이사진에 의해 학교 운영 체제를 새로 구축한 바 있다.
학생회는 "충암고와 재학생을 향해 비난하는 일은 멈춰주시고 학생들이 안전하게 자신들 미래를 꿈꾸고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앞서 충암고는 학생들 안전을 위해 지난 6일 재학생에 대해 사복 착용을 내년 2월까지 허용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9일 경찰에 등하교 시간 순찰을 강화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