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소용돌이] 박근혜 때는 환율 79원·국고채 55bp 요동…"이번이 더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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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기자
입력 2024-12-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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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탄핵안 통과하자 환율 7.4원↑…글로벌 달러 강세 더해

  • 취약한 펀더멘탈·트럼프 출범에 국내 불확실성 고조 위험

  • 탄핵정국 지속 시 채권시장 변동성 커질듯…재정여력 난관

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상계엄 선포·해제에 이은 탄핵 정국 조성으로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외환시장은 물론 경제 전반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2004년과 2016년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때에도 환율이 요동친 바 있다. 

이번에는 한국 경제 펀더멘털 약화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대내외 여건이 더욱 엄중한 상황이라 상흔이 더 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날보다 10.1원 내린 1426.9원을 나타냈다. 당국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 의지 피력에 오름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등 정국이 극심한 혼란을 겪으면서 전날에는 25개월 만에 최고치인 1437원까지 치솟는 등 환율 불안이 확산하는 중이다. 

8년 전 박 전 대통령에 탄핵 사태 때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발의 전날(2016년 12월 2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파면을 결정(2017년 3월 10일)한 날까지 원·달러 환율(종가 기준) 최고가(1210.5원)와 최저가(1130.7원) 차이는 79.8원에 달했다.

2016년 12월 8일 탄핵안 통과 당일에만 환율이 7.4원 급등했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 수립에 따른 달러 강세까지 더해져 환율 변동성을 키웠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탄핵안 발의 전날(2004년 3월 8일)부터 헌재에서 기각(2004년 5월 14일)된 날까지 환율 최고가(1188.5원)와 최저가(1140.4원) 차이가 48.1원이었다. 2004년 3월 11일 탄핵안 통과 당일에는 전일보다 11.8원 상승하기도 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가계 소비심리 약화, 기업의 투자 유보 등이 국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원화 약세에 일조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채권시장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된다. 2016년 탄핵 정국을 되돌아보면 탄핵안 가결 직전까지 약 한 달간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5bp(1bp=0.01%포인트), 10년물 금리는 55bp 올랐다. 

이번 정국 혼란은 아직 채권 금리에 전이되지 않고 있다. 계엄 선포 이튿날인 4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626%로 4.1bp 올랐지만 직후 2.5%대로 다시 내려오는 등 변동 폭이 제한적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하하며 외국인 매수 자금 유입이 지속된 영향으로 보인다.

정치적 패닉 상태가 장기화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고채 금리도 추가 상승할 여지가 크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누적 채무에서 발생하는 이자 부담이 확대돼 재정 여력이 악화할 수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국고채 금리는 당연히 올라가고 기업들도 채권 발행 시 상당한 이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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