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되긴 했으나 경제심리 위축 조짐이 커지고 있어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정권 탄핵 때보다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크고 주력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가 대두되며 대외여건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15일 '비상계엄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 및 대응방향'을 발표하며 과거 탄핵 사례에 비춰봤을 때 정치적 리스크와 별개로 경제시스템의 독립적·정상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은은 "14일 제2차 국회 탄핵안 가결 이후 향후 정치 프로세스와 관련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일별 뉴스심리지수는 100 내외에서 줄곧 등락하다 12월 들어 83.2로 떨어지며 2022년 12월(8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소비 행태를 살펴볼 수 있는 카드 사용액도 11월엔 회복 흐름을 보였는데 12월 들어서는 증가세가 주춤하는 모습이다.
한은은 "향후 정치상황의 전개과정에서 갈등기간이 길어질 경우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거나 경제심리 위축이 소비둔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탄핵 사태 때도 소비심리가 악화되긴 했지만 전체 성장률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는데 지금은 대외여건마저 녹록지 않다고 한은은 우려했다. 과거 탄핵 국면에는 2004년 중국의 고성장, 2016년 반도체 경기 호조 등 우호적인 대외여건이 수출개선을 통해 성장세를 뒷받침했지만 현 국면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대외여건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이다.
그러면서 정치적 상황과는 별개로 경제정책들을 시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2004년 상반기 재정집행 실적은 87조5000억원으로 당초 목표 87조2000억원을 초과, 연간 계획의 55.0%에 달했다. 2016년 역시 정치갈등 중에도 여야 합의로 차기 예산안을 통과시켰으며 중장기 투자활성화 대책과 내수활성화 방안 마련을 하기도 했다.
한은은 "해외요인이 국내요인과 중첩될 경우 그 영향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여야정 합의를 통해 경제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시스템이 정치상황과 분리되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추경 등 주요 경제정책을 조속히 여야가 합의해서 추진함으로써 대외에 우리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모습을 가급적 빨리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통상환경 변화,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해 자본시장 선진화, 산업경쟁력 강화 등 구조개혁 노력을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정치상황 전개 과정에서 갈등기간이 과거보다 길어질 경우에는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은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가용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여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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