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사업에 진출한다며 주가가 680% 급등했던 자이글의 이차전지 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주방기구 전문기업 자이글은 지난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16일 자이글은 지난 7월 자이셀과 체결했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계약과 유형자산 양도 결정을 철회한다고 이날 공시했다.
자이셀은 미국 엑스티볼트, 엑스티스팩펀드 등 3사와의 합작벤처(JV)다. 자이글이 보유한 기계장치를 자이셀에 넘기고 그 대가로 자이셀 지분을 취득하는 계약이었다.
문제는 자이글이 신한회계법인이 외부평가 의견서를 토대로 올해부터 회사의 배터리 관련 사업 매출이 5951만 달러(한화 약 854억원)에서 2031년까지 6816만 달러(한화 약 978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공시했다는 점이다. 현재 자이셀의 매출은 0원이다.
이차전지 사업 진출, 대규모 계약을 시사하며 주가 띄우기에만 급급했고 정작 사업은 첫 발조차 떼지 못한 것이다.
자이글은 이번 계약이 파기됨에 따라 이전에 자이셀에 넘겼던 기계장치들을 다시 자이글 소유로 돌려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자이글이 장비들을 돌려 받아도 이차전지 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차전지 테마에 편승하며 주가 부양에만 급급했던 자이글은 본업에서도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다. 자이글은 2021년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이후 2022년에 26억원, 2023년에는 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도 26억원에 달해 올해도 적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자금 경색 우려도 심화하고 있다.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자이글이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 차입금은 287억원으로 지난해 말 192억원에서 49.48% (10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0억원 증가한 90억원 수준에 그쳤다.
회계업계에서는 자이글이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며 계속 운영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자이글을 감사한 광교회계법인은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하면서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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