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캐피털사(50곳) 공시를 분석한 결과 올해 공시된 업계 부실채권 규모는 7493억원으로 나타났다. PF 관련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지난해 업권 부실채권 규모 2900억원과 비교해도 2배가량 더 늘어난 수치다. 올해 부실채권이 가장 많이 발생한 캐피털사는 신한(1977억원)과 OK(1619억원)였다.
부실채권 규모가 늘어난 만큼 캐피털사 측 고민도 커지고 있다. 여신업계 PF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이 개정되며 지난달 29일부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은 즉시 경‧공매를 통해 매각해야 한다. 만약 팔리지 않는다면 가격을 낮춰서 다시 경‧공매 시장에 내놔야 한다. 캐피털업계뿐만 아니라 타 업권에서도 부실채권도 쏟아지고 있어 업계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낮은 금액에 매각될 가능성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후순위 대출‧브리지론 등이 많은 2금융권 부실채권은 조건이 좋지 않아 매각이 어렵다"며 "매수자·매도자 간 가격이 맞지 않아 거래되지 않는 사례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어려워졌지만 올해 7월까지는 캐피털사들은 업권에서 마련한 펀드를 통해 부실채권을 처리할 수 있었다. 여신업계는 앞서 PF 안정화 펀드를 만들어 업계 부실채권을 흡수했다. 업계에서 조성한 펀드에 부실채권을 넘기면 경·공매 시장에 내놓는 것보다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다. 이달 10일 기준으로 1차 PF 안정화 펀드는 한도 1500억원 중 약 1300억원을 집행했고, 2차 PF 안정화 펀드는 한도 2610억원 중 2400억원가량을 썼다. 앞서 펀드 조성 이후 한도는 빠르게 소진됐으나 출자자와 매각처가 겹치는 '진성매각' 논란이 불거지며 나머지 자금 집행은 더디게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3차 안정화 펀드 등 추가 펀드 조성은 기약 없이 멈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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