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 결정을 하루 앞두고 시장 투자자들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7.58포인트(0.61%) 밀린 4만3449.90에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9일 연속 뒷걸음질치며 1978년 이후 최장 하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47포인트(0.39%) 내린 6050.61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64.83포인트(0.32%) 낮은 2만109.06으로 장을 마쳤다.
증시 약세 속에서도 대형 기술주들은 대체로 선방했다. 테슬라는 전날보다 3.64% 오른 479.86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13일 436.23달러(종가 기준), 16일 463.02달러에 이어 3거래일째 최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연중 주가 상승률은 93% 수준이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 이후 주요 후원자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부상하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미 금융매체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미즈호증권의 애널리스트 비제이 라케시는 지난 1년간 테슬라의 투자 등급을 ‘중립’으로 유지하다가 이번 보고서에서는 테슬라 투자 수익이 시장 평균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목표주가를 종전 230달러에서 515달러로 2배 넘게 상향했다.
시가총액 1위 애플은 2.44달러(0.97%) 오른 253.48달러로 마감했다. 연말 아이폰 특수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 애플은 이날 상승세로 지난 12일 이후 나흘을 내리 올랐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는 오르고, 엔비디아·알파벳·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1.22% 밀린 130.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지난 10월 7일(127.72달러)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8일부로 다우지수 구성 종목에 편입됐다.
전날 나스닥지수 상승을 주도했던 브로드컴 주가도 3.91% 반락했다. 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은 지난 13일 상장 이래 처음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후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급부상하며 연이틀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양자 컴퓨팅 기업 퀀텀컴퓨팅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관련 주요 계약을 체결한 소식에 주가가 51.53% 폭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수립했다. 대형 제약사 화이자는 월가 예상에 부합하는 2025년 가이던스를 내놓아 주가가 4.63% 상승했다.
미 경제가 견조한 상태를 지속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11월 소매판매는 7246억달러로 집계돼 전월보다 0.7% 늘었다. 시장 전망치(0.6%)와 10월(0.5%) 수치 모두 웃돌았다.
미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매판매 강세로 견조한 성장세가 재확인되면서, 연준이 앞서 예고한 바와 같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 역시 확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 E트레이드 거래·투자 총괄 크리스 라킨은 “미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상방 서프라이즈’를 내고 있다"며 ”연준이 하루 뒤 금리를 25bp(1bp=0.01%) 더 내리겠지만 앞으로 강력한 경제 데이터가 추가로 나온다면 내년 1월에는 금리 인하를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하할 확률은 95.4%,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4.6%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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