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국내 게임사들이 수년간 공들여 만든 기대작들을 대거 공개한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국내 게임 업계가 이번 신작 공개로 활기를 띨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들 신작의 글로벌 흥행과 수익성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넷마블·크래프톤·펄어비스가 내년 트리플A급(AAA급) 게임 신작을 출시하고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트리플A급 게임은 수백억원의 개발 비용과 수많은 인력과 기간이 투입되는 대작을 의미한다.
넥슨은 내년 3월 '퍼스트 버서커: 카잔'을 정식 출시한다. 넥슨 자회사 네오플에서 개발 중인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으로, 넥슨 대표 지식재산권(IP) '던전앤파이터'를 활용했기 때문에 중국 등에서 기대작으로 꼽힌다. 넷마블 역시 인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IP를 활용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를 내년에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지역에 우선 출시할 방침이다.
크래프톤은 내년 3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의 얼리 액세스(미리해보기)를 출시한다. 최근 개발 효율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인조이 개발팀을 독립 스튜디오로 출범시켰으며, 배틀그라운드를 중심의 크래프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펄어비스는 개발에 6년간 공들인 신작 '붉은 사막'을 내년 4분기 공개한다. 독특한 그래픽과 몰입감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소형 언어 모델(SLM)을 활용한 챗봇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주목받는다. 최근 지스타2024에서 시연 기회를 제공하는 등 게임 이용자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이들 게임은 PC·콘솔 등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북미·유럽 등 서구권을 공략하고, 최근 문호가 개방된 중국에 적극 진출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넥슨, 넷마블, 펄어비스 등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더 게임 어워드 2024(TGA2024)'에서 신규 트레일러 영상과 신작 공개 일정을 잇따라 발표했다. 또 최근 넥슨은 텐센트게임즈와 카잔의 중국 유통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카잔의 PC 플랫폼용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텐센트의 게임 유통 플랫폼인 '위게임'에서 한때 예약 게임 순위 2위에 오르는 등 중국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내년 게임 산업의 수출 전망은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잇따른 글로벌 신작 출시가 수익성 확보로 이어질 지는 의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대한민국 콘텐츠 수출 전망'에 따르면, 주요 콘텐츠 사업 중 게임은 7점 만점에 4.7점으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카잔, 인조이 등 글로벌 신작 출시가 긍정적 요소로 꼽혔지만, 중국 게임들의 성장과 현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출이 크게 확대되기엔 어려울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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