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수출 1.4% 성장 그쳐...바이오 '맑음', 자동차·철강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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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4-12-22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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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DB
[그래프=한경협]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산업별 수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주력 산업의 기상도는 업종별로 차별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바이오와 기계, 석유 등은 '맑음'이 예상되는 반면 자동차, 철강 등은 내년에 역성장이라는 먹구름이 드리울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하여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12대 수출 주력업종을 대상으로(150개사 응답) '2025년 수출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들은 2025년 수출이 올해 대비 1.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바이오헬스 5.3% △일반기계 2.1% △석유화학·석유제품 1.8% △전기전자 1.5% △선박 1.3%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감소하는 업종으로는 △자동자, 부품 -1.4% △철강 -0.3%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보다 내년 수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주요 원인으로 △주요 수출대상국 경기 부진(39.7%) △관세부담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30.2%) △원자재·유가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11.1%) 등을 지목했다.

수출이 올해보다 내년에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신제품 개발 등 제품 경쟁력 강화(27.6%) △원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27.6%) △수출국 다변화(18.4%) 등을 꼽았다.

특히 내년 수출 채산성(수출로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이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기업이 그 반대의 경우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절반에 가까운(46.8%) 기업은 내년 수출 채산성이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산성 악화 전망이 많은 업종은 △선박(50.0%) △전기전자(45.4%), △자동차·부품(42.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 채산성 악화 요인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 부담 증가(46.9%) △수출경쟁 심화로 인한 수출단가 인하(20.5%) △원자재 가격 상승(12.2%) △원화평가 절하에 따른 수입비용 증가(12.2%) 등을 지적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 기업은 수출시장 다변화, 정부는 환율 안정화 대책을 각각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기업들은 수출 부진 대응 방안으로 △수출시장 다변화(47.6%) △운영비, 인건비 등 비용 절감(23.8%), △환율리스크 관리 강화(15.9%) 등을 검토 중이라고 응답했다.

한편, 기업들은 내년 국내 기업의 수출 여건이 가장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미국(48.7%) △중국(42.7%)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우리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한경협 설명이다.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정책 우선순위로는 △외환시장 안정화(31.5%) △보호무역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22.8%) △원자재 수입 관련 세제 지원(18.0%) △원자재 등 안정적 공급대책(11.4%) △수출 신시장 개척 지원(11.0%)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세계경제 둔화와 주력 업종 경쟁력 약화로 내년도 수출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 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경우 수출 여건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수출 피해 최소화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환경조성에 주력하고, 국회는 기업 활력을 저하시키는 규제 입법보다 수출 활력 제고를 위한 입법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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