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기업공개(IPO) 주관사를 대상으로 전수 점검에 나선다. 개인투자자의 IPO 참여가 더욱 활발해진 가운데 파두, 이노그리드, 틸론 등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공모가격 부풀리기, 중요 사실 부실 기재 등 주관사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금감원은 22일 ‘파두·틸론 사태’를 계기로 공시 및 회계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모가 산정 시 IPO 주관사가 과도한 추정치를 사용하거나 부적절한 비교기업을 선정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관 증권사들이 내부통제 기준을 합리적으로 마련했는지 등을 점검 중”이라며 “미비점이 발견됐을 시에는 현장 실태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장 예정 기업에 대한 회계 심사·감리 확대 등 사전 모니터링 강화를 검토하고, 신규 상장 직후 주가나 영업실적이 급감한 기업 등에는 사후 심사도 강화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금감원이 본격적으로 상장 예정 기업과 IPO 주관사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게 된 계기는 '파두 사태' 때문이다.
이날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매출 급감 사실을 숨기고 기업가치를 부풀려 상장한 파두와 기업공개(IPO) 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련자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파두는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1조원 넘는 몸값을 자랑하며 코스닥시장에 입성했으나 이후 급감한 실적을 공시한 후 3일간 주가가 45% 급락했다.
파두가 제출한 증권신고서상 2023년 연간 매출액 자체 추정치는 1202억원에 달했으나 2분기(4∼6월) 매출은 5900만원, 3분기(7∼9월)는 3억2000만원에 그쳤다.
특사경 수사 결과 파두 경영진은 2022년 말경부터 주요 거래처의 발주 감소 및 중단으로 향후 매출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상장예비심사 신청 직전인 2023년 2월 이런 사실을 숨긴 채 사전 자금조달(프리 IPO)을 통한 투자 유치로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또 작년 3~6월 상장예비심사 및 자금 모집을 위한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주요 거래처의 발주 중단 등에 따른 향후 매출 급감 영향을 반영하지 않고 예상 매출액을 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상장예비심사 때 기재한 예상 매출액보다 더 큰 금액을 증권신고서에 기재하고 이를 근거로 공모가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파두와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이 사건으로 상장을 준비하거나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들에 대한 시장 신뢰를 떨어뜨리고, 기업들이 제시하는 향후 예상 매출 전망 등에 대해 투자자 불신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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