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트럼프 2기 재계 인맥은?...정용진 첫 회동, 김승연·우오현 등 주목

정재계 인사 중 첫 회동...방위비·관세 우려 속 '가교 역할' 관심

미국통 김승연 회장, 우오현 SM회장 등도 취임식 초청 받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16일부터(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의 마러라고 사저에 머문 뒤 21일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귀국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기 행정부 출범 채비를 본격화한 가운데 한미 간 가교 역할을 할 국내 정재계 인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재계를 비롯해 정치권이나 행정부 등 국내 인사 중에서는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당선자를 직접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정 회장의 역할에 관심이 모인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16일부터 21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의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방문했다. 

정 회장은 마러라고에 머무는 중 트럼프 당선자와 함께 식사했고, 여러 주제를 놓고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10∼15분 정도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정 회장은 트럼프 2.0 시대 '막후 실세'로 주목된 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으로 마러라고에 방문했으며 장남은 물론, 대선 캠프 관계자들도 상당수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당선자의 한국에 대한 인식과 미국-한국 기업간 정 회장의 가교 역할에 대해 눈이 쏠리고 있다.

정 회장은 트럼프 당선자가 한국에 대해 언급했는지에 대해 "특별히 언급한 부분은 없었다"고 했고, 자신이 한국 재계와 트럼프 당선자 사이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라며 선을 그었다.

내년 1월 20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사절단을 꾸리면 그 일원으로는 참석할 수 있다며 외교 당국 업무에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정 회장의 이런 자세에도 불구하고 정재계에서 바라보는 그의 경제 외교 역할과 관련해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일가와 직접적으로 맞닿을 채널이 있는 정 회장이 트럼프 2기 동안 직간접적으로 한미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일정 부분 가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점쳐진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우오현 SM그룹 회장도 내년 1월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식에 공식 초청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1기 취임식에 이어 두 번째 공식 초청으로, 우 회장은 그간 한미동맹재단과 한미동맹친선협회 고문으로 활동하며 한미 교류 활동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 

트럼프 1기 취임식 때 우 회장과 함께 국내 재계 인사로 유일하게 초청 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이번에도 취임식에 공식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인사 중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히는 김 회장은 1기 취임식에는 건강 문제로 불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