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 보고서의 '2024년 지역별 수출 변동 요인 및 2025년 수출 전망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11월 중 전국 수출통관기준은 전년동기 대비 8.3% 늘어났지만 수출 증가세가 지역별로 차이가 극심했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높은 수도·충청권 수출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고 동남권도 선박을 중심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화공품, 철강 등의 비중이 큰 대경·호남권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수도권 수출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동남권은 선박 호조에 화공품, 무기류 수출이 가세하면서 4.4% 증가했다. 충청권은 수도권 다음으로 증가율(10.4%)이 높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8.3%나 줄었다.
권역별 수출 실적 차별화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가운데 수도권 비중이 4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동남권(22%), 충청권(18%), 호남권(10%), 대경권(7%) 순이다.
한은은 내년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며 수도권 집중화는 심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이 전국 200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지역 기업들의 2025년 수출 전망 및 여건에 대한 인식을 살펴본 결과 기업들은 내년 수출이 금년보다 증가하겠지만 증가폭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기업은 대외환경이 다소 악화되겠지만 수출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권역별로는 수도권 기업이 여타 지역에 비해 향후 수출 전망이 긍정적이어서 수도권 수출 비중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업들은 중국의 과잉생산과 저가 수출에 따른 경쟁 심화를 가장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이차전지, 기계류, 철강 업종을 중심으로 이미 국내 업체와 비슷(33.3%)하거나 우려스러운 수준(49.7%)으로 조사됐다. 미국 관세정책 중 보편관세(10%), 대중관세(60%)에 대해서는 업종, 기업별로 인식이 상이했다.
업종별로는 철강, 자동차의 우려가 가장 컸다. 하지만 중국과 경쟁이 심한 기업들은 차등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 수혜를 기대했으며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도 부정적 여건 변화를 감내할 수 있다고 인식했다.
정희완 한은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 과장은 "수도권 기업들이 여타 지역에 비해 내년 및 중기적 수출 전망에 대해 상대적으로 낙관적이었고 중국과의 경쟁 심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통상정책 변화 등 부정적 여건에 대해서도 우려가 덜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중국과 가격 및 기술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연구개발 등을 통해 중국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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