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관세장벽, 자국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경쟁 심화 등에 직면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활로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메틸알코올(메탄올) 자동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고, 니오는 저가 서브 브랜드를 출시한 지 3개월 만에 또 다른 서브 브랜드를 출시했다.
지리차, 메탄올 자동차 출시 임박?...투자 유치 속도
중국 IT 매체 36Kr은 에너지 분야 중국 스타트업인 춘칭커지(醇氢科技)가 최근 1억2500만 달러(약 1815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올해 두번째 투자 유치로 춘칭커지는 15억 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춘칭커지는 지난 1월 진행됐던 투자에서 이미 1억 달러를 유치, 10억 달러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으로 부상했다. 2022년에 탄생한 춘칭커지의 모기업이 바로 지리차다. 지리차는 10여년 전부터 전기·수소차 외에도 메탄올 자동차를 자사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삼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왔다. 리수푸 지리차 회장은 지난해 중국중앙(CC)TV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8년간 (메탄올) 상용차에 대한 우리의 투자는 40억 위안을 넘었다”면서 메탄올은 부식성이 있어 자동차 엔진 등이 파손될 위험이 있고 이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10년 이상 많은 투자를 해왔고 이제 완전히 해결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니오, 3개월 만에 서브 브랜드 또 출시...유럽 시장 공략
중국 전기차 3대장으로 불리는 니오는 멀티 브랜드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니오는 지난 21일 자사 두번째 서브 브랜드 파이어플라이(firefly, 중국명 萤火虫·잉훠충)을 공개했다.파이어플라이의 첫번째 모델은 소형 해치백으로 가격은 14만8800위안(약 2900만원)으로 책정됐다. 2025년 4월 공식 출시 예정으로 유럽 시장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니오가 파이어플라이를 공개한 것은 지난 9월 저가 서브 브랜드 온보(ONVO, 중국명 러다오·乐道)를 공개한 지 불과 3개월 만이다. 온보의 첫번째 모델 L60이 중국 내 최고 인기 모델 테슬라Y를 겨냥했다면, 파이어플라이는 BMW 미니(MINI)와 메르세데스-벤츠 산하 자동차 브랜드 스마트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특히 파이어플라이 니오가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내놓은 브랜드다. 리빈 니오 CEO는 파이어플라이의 디자인에 대해 “뮌헨 디자인센터에서 디자인한 것”이라면서 “일부 현지 파트너사를 포함한 유럽팀 전체가 매우 좋은 평가를 내놨다. 모두들 좋아했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리차는 이날 최고급 전기 세단 ET9을 선보이기도 했다. ET9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출고될 예정으로 판매가는 78만8000위안(약 1억6000만원)부터 시작한다. 포르쉐의 파나메라 시리즈와 벤츠 S 시리즈를 겨냥해 내놓은 모델로 유럽 고가 시장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고 있는 관세는 여전히 걸림돌이다. 리 CEO는 "관세가 없었다면 유럽 시장에서 더 좋은 기회를 얻었을 것”이라며 "파이어플라이는 경쟁력 있는 제품이지만, (관세가)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EU의 관세 부과 이후 중국산 저기차의 유럽 시장 판매가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1월 유럽지역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7.4%로 10월 8.2%에서 감소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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