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로 비(非)아파트 전세 기피가 뚜렷해지고 전방위 대출 규제까지 겹치며 월세 거래가 늘어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빌라(연립주택·다세대) 월세화가 빨라지면서 서울 평균 소형 빌라 보증금은 9000만원에 육박했고, 월세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대출 규제와 전세사기 여파로 임대차 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주거 안정성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104.87로 지난 10월보다 0.09%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상승 전환한 이후 22개월 연속 오름세다.
아파트 월세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달 119.3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104.87로 지난 10월보다 0.09% 상승했다. 지난해 2월 상승 전환한 이후 22개월 연속 오름세다.
아파트 월세 가격 상승도 가파르다.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지난달 119.3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빌라 및 아파트 월세 상승은 9월부터 시행된 대출규제와 전세사기로 인한 전세 기피 현상이 겹치며 월세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팔라졌다. 시장 불확실성으로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주 수요가 월세 등으로 전환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월세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매매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매매 수요도 임대차 시장에 남아있게 되면서 전월세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월세를 찾는 임차인이 늘면서 가격은 치솟고 있다. 다방이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 빌라의 월세 보증금은 올해 1~11월 평균 8920만원으로, 지난해(7229만원)보다 23.4%(1691만원) 증가했다. 특히 갈수록 빌라 월세 보증금액이 커지고 있다. 11월 한달만 놓고 보면 서울 빌라 월세 보증금은 평균 1억530만원으로 전달(9650만원)보다 9.1%(880만원) 급상승했다. 이는 1~11월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매달 내는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으로 올해 평균 84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82만원)보다 월평균 2만원, 올해 1월(80만원)보다는 4만원 올랐다.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0만원으로, 실거래 사례에서도 월세 상승 분위기가 뚜렷하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면적 59㎡는 지난 11월 보증금 1억원 기준 월세 6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1월에 같은 평형이 동일 보증금에 월세 560만원에 계약이 체결돼 10개월 만에 40만원이 올랐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지난 10월 보증금 8억원, 월세 5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9월에 동일 평형이 보증금 5억원, 월세 4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채 안돼 보증금을 3억원 올리고 월세도 100만원가량 올려 거래가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향후 입주 물량 부족, 정부의 대출 규제, 전세에 대한 신뢰 하락이 월세 시장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2022년 39.5%이던 서울 빌라 임대차 중 월세 비중은 지난해 48.1%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 50%를 돌파했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려던 임대차 2법 폐지가 탄핵 정국 속에 추진 동력을 상실할 우려가 높고,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부인하긴 했지만 전세보증보험 가입 문턱을 높이기 위해 담보인정비율을 현행 90%에서 80%로 하향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임대차 시장 구조 변화의 움직임이 지속해서 감지되고 있어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월세 시장 불안정은 기본적으로 비아파트 시장의 붕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로 인한 주거 불안정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신뢰 회복과 함께 충분한 공급을 통해 수요를 분산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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