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급격히 재편된 가운데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중 갱신계약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 선호로 인해 매물이 감소하고 월세 가격은 뛰면서 임차인들이 신규 계약보다는 기존의 월세 계약을 갱신하는 편이 상대적으로 월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26일 부동산 정보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1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6557건 중 갱신 계약 건수는 총 2490건으로, 전체 월세 거래의 38%에 달했다. 이는 전달인 10월 갱신계약 비중(30%)보다 8%포인트(p) 상승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22%)과 비교하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 중 갱신 계약 비중이 1년 만에 16%p나 뛴 것이다.
특히 분기별로 보면 올해 1분기 23.7%이던 월세 갱신계약 비중은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27.6%, 27.7%를 기록했고 4분기(10, 11월 기준)에는 33.7%까지 치솟았다.
월세 갱신 계약을 사용한 임차인들이 늘어난 것은 전세대출 규제 및 전세사기 우려로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이 월세로 재편되고 월세도 빠르게 상승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126만4000원이던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년이 지난 지난달엔 133만7000원으로 5.8% 올랐다.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은 임차인들의 경우 올해 임대료 상승 부담이 더욱 확대됐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월세 계약에서 갱신권을 사용한 임차인의 경우, 올해 분기별 평균 임대료 변동률이 △1분기 1.4% △2분기 4.8% △3분기 3.8% △4분기 8.9%를 기록했으나, 갱신권을 사용하지 않은 임차인의 경우 △1분기 16.6% △2분기 13.3% △3분기 13.2% △4분기 16.4%로 두 자릿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지해 부동산R 114 리서치팀장은 “공급 물량과 전세대출 규제 영향으로 월세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향후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갱신거래 비중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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