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내달 20일(이하 현지시간) 취임을 앞두고 취임식 후원금부터 크리스마스 굿즈 판매 및 소송 합의금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로 짭짤한 수익을 챙기고 있다. 다만 대통령 당선자로서 책임보다는 과도하게 개인적 이익에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위원회에 100만 달러(약 14억6400만원) 이상을 후원한 기업 및 기관은 아마존, 메타, 오픈AI, 포드, 도요타 등 최소한 13곳으로 집계됐다. 이에 한 관계자는 트럼프의 취임식 후원금 총액이 2017년 트럼프 1기(1억700만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후원금은 6100만 달러에 그쳤다.
취임식 후원금은 최하 5만 달러에서 최대 100만 달러까지 다양한데 100만 달러 이상을 후원하면 '내각 내정자와 리셉션' '부통령 내정자와 만찬' '(트럼프 부부와) 촛불 만찬' 등을 포함해 17일부터 열리는 모든 사전 행사와 20일 취임식까지 참석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주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미국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본에 친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미·일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사업가 기질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더욱이 미국 매체 롤링스톤이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달 초 한 대기업에 대해 후원 여부를 물은 후 아직 후원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자 "그들은 빨리 하는 것이 좋을 텐데"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전략가 케빈 매든은 '당신이 식탁에 앉지 않으면 메뉴판에 이름을 올리게 될 것이다'는 격언을 인용해 트럼프 2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고 WSJ에 전했다. 그는 "2025년과 2026년에 많은 일이 진행될 것이고 그 과정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자신의 기업 고객들에게 선제적으로 움직일 것을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는 당선 이후 언론을 대상으로 줄소송에 나선 가운데 그 합의금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 지상파 방송 ABC는 트럼프 측이 제소한 명예 훼손 소송을 종결하는 조건으로 15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언론의 비판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합의금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트럼프 오셨네' 달력, 트럼프 모자 모양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등 자신의 이름을 딴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러한 행태를 두고 트럼프가 정책 계획보다는 자신의 이익 추구에 지나치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 시민단체 '워싱턴의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들(CREW)'의 조던 리보위츠 대변인은 트럼프가 1기와 달리 이번에는 이익 상충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약속도 하지 않았다며 "그는 트럼프 제품을 팔기 위해 대통령 이름을 얼마나 많이 쓸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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