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올해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금융정보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인도 증시에서 인도 음식배달 플랫폼 스위기와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L) 등의 IPO가 이어지며 총 179억 7000만 달러(약 26조 32000억원)의 규모의 상장이 진행됐다. 이에 회계법인 KPMG는 인도 국립증권거래소는 미국 나스닥과 홍콩증권거래소를 앞지르고 가치 기준으로 주요 상장 1위 거래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423억9000만 달러)에 이어 세계 2위 IPO 시장 규모이다.
올해 인도 IPO 상당수를 담당한 V 자야샹카르 코탁 투자 뱅크 전무 이사는 "올해는 인도 자본 시장 역사상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였다"며 "인도는 확실히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인도 주식 시장에 자금을 쏟아붓는 '투자 민주화'로 인해 인도 내수 흐름에 힘입어 인도 주식 시장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중국증시는 경기 침체와 기업 상장에 대한 제한적 규제가 겹치면서 IPO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F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작년 세계 최대 IPO 시장이었던 중국의 IPO 규모는 480억 달러(약 70조 3,000억 원)였지만 올해는 75억 달러(약 10조 9,800억 원)에 그쳐 86% 급감했다.
스칼렛 리우 BNP 파리바 APAC 주식 및 파생상품 전략가에 따르면 "중국의 IPO 둔화는 베이징의 정책 목표와 일치한다"며 "중국 정부는 상장이 너무 많으면 유통 시장의 거래 활동이 침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도의 GDP 성장률이 올 3분기에 약 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5.4%로 급락하면서 해외 투자자들은 인도 주식 시장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글로벌 투자 은행가들도 역시 "인도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지만 미국 등에서 더 큰 폭의 증시 반등이 있으면 인도의 상대적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FT는 내년에도 인도의 상장 시장이 여전히 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가레스 매카트니 UBS 글로벌 주식 자본 시장 공동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2025년에는 IPO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며, 특히 미국과 유럽, 중국에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도가 계속 성장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10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L)이 인도 증권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로 신규 상장했다. HMIL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지분의 17.5%인 33억달러(약 4조5000억원)을 매도했다.
또 지난 17일 LG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내년 중 자사주 약 76만1000주를 소각하고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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