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안에 환율 상승까지…기업 체감경기 코로나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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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기자
입력 2024-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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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전산업CBSI, 2020년 9월 이후 최저치

  • "소비 위축되며 비제조업 기업심리 영향 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안과 원·달러 환율 상승, 통상환경 악화 우려가 겹친 영향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전월 대비 4.5포인트 하락한 87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첫 해였던 2020년 9월(83) 이후 가장 낮다. 하락폭 역시 2023년 1월(-5.6포인트) 이후 최대 기록이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중 주요지수(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3년)를 기준값 100으로 두고 100보다 크면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BSI는 지난 6월(95.7) 고점을 찍은 이후 9월(91.2)까지 세 달 연속 하락하다가 10월(92.1) 반등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선 재선 소식이 들려온 11월에는 91.5로 하락했고, 이달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하자 90선을 하회했다.

12월 제조업CBSI는 전월(90.6)에 비해 3.7포인트 하락한 86.9로 집계됐다. 2022년 9월(-5.6포인트) 이후 최대 낙폭이다. 업황(-1.3포인트) 및 자금사정(-1.3포인트)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서비스업 등 비제조업(87.1) 역시 채산성(-1.5포인트), 자금사정(-1.5포인트) 악화와 함께 5포인트 하락했다. 2023년 10월(-7.4포인트)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에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애로를 겪는 부분이 화학·자동차 업종 관련 기업들의 응답에 반영된 것 같다"며 "미국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 기조 강화,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나 경쟁 심화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전산업(82.4), 제조업(85.2), 비제조업(80.3)이 이달 전망치보다 각 7.3포인트, 3.7포인트, 10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비제조업 전망치의 하락 폭은 2020년 4월(-23.5포인트) 이후 4년 8개월 만에 최대치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6포인트 급락한 83.1로 나타났다. 2020년 3월(-21.2포인트) 이후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황 팀장은 "12월 초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비제조업 기업 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조사 기간(12월 11∼18일)을 고려할 때 탄핵안 가결 등의 영향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비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불확실성이 다음 달 전망에까지 반영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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