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29일 "올 한해는 경제회복과 노사관계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산업현장에서 기업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노동계와 협력을 확대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투자와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2024년은 소비침체가 지속되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부진 등 대내외 불안 요인들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마저도 증가세 둔화가 이어지고, 연말 비상계엄과 탄행정국으로 불거진 정치적 혼란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개선되지 않아 경기부진의 골이 더 깊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내수침체는 물론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의 급격한 변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는 수출환경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현재 원달러 환율도 매우 높아져 원자재, 부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졌고, 반도체, AI, 이차전지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우리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 위기가 복합된 거대한 위기의 파고에 직면해 있다"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려면 모든 경제 주체가 힘을 모으고 각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또 "노동계 역시 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사회불안을 부추기는 파업을 자제하고 위기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위기 극복과 재도약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기업들이 다른 나라의 기업들보다 불리한 환경에서 경쟁하지 않도록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하고 국가 경쟁력과 역동성을 높일 수 있도록 경제 전반의 낡은 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경직된 노사관계를 꼽았다. 손 회장은 "근로시간제도의 유연성 확대와 임금체계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근로시간의 양을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근로자들의 선택권을 폭넓게 보장하고, 업무 특성에 맞게 탄력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연공서열식 임금체계로는 우수 인재 유치, 근로자들의 창의성 및 생산성을 도모하기 어렵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임금체계가 직무와 성과에 기반해 공정하게 개편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임금체계 개편이 선행돼야 정년연장 문제도 실질적이고 유연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며 "법정 정년을 일률적으로 연장하면 청년 일자리 감소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 회장은 "노사관계 선진화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며 "산업구조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노조에 부여된 권리에 비해 기업의 대응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은 노사관계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노사관계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산업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점거 금지와 같은 노동 관련 법·제도의 개정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활성화와 경영 안정성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도 주문했다. 손 회장은 "경영활동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규제를 혁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세제 환경도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글로벌스탠다드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법인·상속세는 투자 기피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올해는 우리 기업들이 세제에 대한 부담을 떨쳐내고 보다 자유로운 투자와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과감한 세제 개선과 적극적인 기업 지원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금은 너무 힘든 시기지만 대한민국은 저력이 있는 나라인 만큼 온 국민이 힘과 지혜를 모으면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면서 "새해는 위기를 극복하고 힘차게 재도약 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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