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증시 이탈로 환율 상승..."악순환 반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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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4-12-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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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오후 3시 30분 기준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화 가치가 한 달 사이 약 5% 추락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속도로 국내 증권시장에서 빠져 나가고 있다. 이달 들어 2조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1500원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른 외국인의 이탈과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라는 악순환이 계속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2조441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전년(2조7280억원 순매수)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계엄령 사태 이후 외국인은 순매도세(26일 제외)를 유지하고 있다.
 
강달러에 이달 초 비상계엄으로 시작된 국내 정국 불안으로 원화 가치는 더 내렸다. 환차손 부담을 느낀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팔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계엄사태 발생 이후 외국인의 국내 시장에 대한 매도가 가속화됐다”며 “현재까지 한 달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는 3조3000억원 등 계엄 사태 이전부터 주식 매도는 지속돼왔지만 이달 들어 채권도 순매도로 전환됐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원·달러 환율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27일 장중 1480원대까지 고점을 높였고 1470.5원(야간 거래 마감 기준)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80원대 후반까지 뛴 것은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처음이다. 미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 승리가 확정된 지난 11월 6일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던 1400원 선을 돌파했다.
 
이후 △11월 13일 1410원 △12월 3일 1420원·1430원·1440원 △19일 1450원 △24일 1460원 △26일 1470원 △27일 1480원 선을 차례로 뚫으며 빠른 속도로 고점을 높여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애초 국회 의결로 탄핵 리스크가 조기 매듭지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국가 신인도 및 외국인 자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한국 CDS 프리미엄과 국내 신용 스프레드가 완만하지만 상승 흐름을 보이는 것은 외국인이 바라보는 한국에 대한 시각이 악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1500원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글로벌 미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원화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 1500원대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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