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생존자 전혀 없나요"...눈물바다 된 유족 대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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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24-12-29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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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새끼 살려내라...한국서 보자던 전화통화가 마지막 됐다"

  • "우리 어머니 이렇게 못 보낸다" 가족들과 부둥켜안고 오열

사진김옥현 기자
[사진=김옥현 기자]

“탑승자 181명, 구조자 2명 외 대부분 사망으로 추정됩니다.”
 

29일 전라남도소방본부의 구조상황 발표에 무안공항 3층에 마련된 유가족 대기실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한 20대 청년은 “생존자가 전혀 없느냐”며 울부짖었고, 60대 중년 남성은 소리를 지르고 벽을 치며 바닥에 드러누워 오열했다.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한 중년 여성은 망연자실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았다.
 
한  60대 중년 남성은 “내 새끼 살려내라”며 “한국에 가서 보자고 하던 전화통화가 마지막이 됐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피해 탑승자 가족인 한 남성도 “우리 어머니 이렇게 못 보낸다”며 가족들과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사고기인 제주항공 7C 2216편 항공기는 이날 오전 9시 7분께 태국 방콕에서 이륙했다. 승객 175명, 승무원 6명을 태우고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해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 원인으로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랜딩기어(착륙 시 사용하는 바퀴) 미작동이 지목되고 있다. 착륙 직전 비행기 우측 날개 엔진 위로 불꽃이 났고, 새떼가 있었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다. 구조된 20대 여성 승무원 구모씨 역시 “비행기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난 뒤 폭발했다”고 소방본부 측에 전했다. 다만 랜딩기어 외에도 항공기 내 다른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모든 엔진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나온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시신을 수습하고 있으나 화재로 인해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탑승자들이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희생당했는지 표기하는 방법으로 사고 개요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항공기 기체는 충돌 후 꼬리 칸을 제외하면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불에 탔다. 전체 탑승자 가운데 승무원 2명만 구조돼 목포지역 병원으로 분산 이송됐다.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현장 구조와 구급은 소방청, 사고 원인 조사와 향후 대책은 국토부, 유가족 지원은 한국공항공사와 지자체가 역할을 맡기로 했다.
 
전라남도와 무안군은 유가족 대기실을 무안공항 3층에 마련했다. 가족 단위로 전담 공무원을 지정해 관리하며, 상황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유가족이 머무를 임시 숙소도 마련할 계획이다. 

유가족 지원을 위한 자원봉사단도 긴급 편성해 대기하도록 조치했다. 무안공항에는 임시 안치실을 마련해 장례절차 진행, 유가족 의료 지원에 대비한다. 인근 병원과 광주지역 장례식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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