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연말에 집중적으로 새로운 AI 모델을 선보이며 내년 초부터 AI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12월에 유례없는 대규모 AI 모델 라인업을 발표했으며, 오픈AI도 이에 맞서 신모델 공개를 서두르고 있다. 메타 역시 새로운 오픈소스 AI 모델을 공개했고, 중국도 업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출시하며 AI 산업계 판도를 흔들고 있다.
29일 IT 업계에 따르면 중국 AI 기업 딥시크(DeepSeek)는 지난 25일 소스가 공개된 생성형 AI 모델 ‘딥시크 V3’를 발표했다.
허가 라이선스 방식으로 출시된 딥시크 V3는 개방형 AI 모델로, 개발자는 물론 일반 사용자도 자유롭게 다운로드해 수정할 수 있다. 코딩, 번역, 문서 작성 등 다양한 텍스트 기반 작업을 지원하며, 성능 면에서는 오픈AI의 챗GPT-4o와 메타의 라마(Llama) 3.1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코딩 대회 플랫폼 '코드포스'와 '에이더 폴리글롯(Aider Polyglot)' 테스트에서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점수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모델의 매개변수(파라미터)는 6710억개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톈안먼 사태’ 등 중국의 민감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 응답하지 않는 제한점도 있다.
지난 22일 구글은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니(Gemini) 2.0 버전을 발표했다. 이어 베오2(Veo 2), 이미지3(Image 3), 구글 제미니 라이브 데모, 프로젝트 아스트라 업데이트 등 다양한 AI 기술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픈AI도 구글의 공세에 맞서 신모델 출시일정을 앞당겼다. 20일에는 새로운 AI 모델 GPT-o3와 o3-mini를 발표했으며, 텍스트 기반 AI 비디오 생성 모델 소라(Sora), 챗GPT-o1 모델을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챗GPT 프로(Plus) 등을 출시했다. 또한 캔버스 기능을 확장하며 사용성을 강화했다.
메타는 6일 새로운 오픈소스 생성형 AI 모델 라마(Llama) 3.3을 출시했다. 메타 측에 따르면 라마 3.3이 오픈AI의 GPT-4o 수준의 성능을 제공한다. 이용 가격은 챗GPT 대비 8분의 1 수준으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빅테크 기업들이 내년부터 AI 모델을 통한 수익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12월 대규모 신모델 출시가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의 신호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AI 신모델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규모도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구글은 올해 3분기에만 약 130억 달러(약 19조원)를 투자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이상 늘어난 액수다.
오픈AI는 10월에만 66억 달러(약 8조7000억원)를 조달하며 신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메타 역시 데이터센터 구축과 GPU 구매 등을 포함해 올해 약 980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추정되며 내년에는 인프라 확장에만 5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25년은 AI 기술 발전이 가장 급격히 이루어질 해로 기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속도전에 국내 기업들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응용 AI 분야와 자본 집중 경쟁에서 한국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내 AI 스타트업 대표는 “AI 개발은 결국 자본 싸움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는 동안 한국은 민간 투자가 감소하는 추세”라며 “빠른 국정 안정과 함께 정부와 민간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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