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콘크리트 둔덕이 사고 키웠나...국토부, 사고원인 조사 본격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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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입력 2024-12-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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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박스, 시험분석센터 이송해 본격 분석 착수

  •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 보잉 등 합동 조사 참여

  • 국토부 "사고 발생 4분 전 조종사 '조류충돌' 언급"

  • 방위각 논란에 "국내외서 콘크리트 사용 사례 있어"

사진연합뉴스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무안국제공항 참사 사고기인 제주항공 2216편의 블랙박스를 30일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해 본격적인 분석에 착수했다. 사고 조사에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와 제작사인 보잉사 등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는 무안공항의 시설물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체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 등에 대한 조사도 면밀히 진행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날 오전 10시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기록장치(CVR) 등 블랙박스 2종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이송해 분석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블랙박스는 비행자료기록장치(FDR)와 조종실음성기록장치(CVR)로 나뉘는데, 조종실 조작 행위와 기상, 기압, 항공기 속도, 방향, 항공기 부품 비정상 작동 등의 자료를 담은 FDR은 부품이 일부 분리되며 파손된 상태다. 데이터 추출이 어려울 경우 분석까지 1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 이번 사고 조사에는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참여하고, 기체 제작사인 보잉도 공동조사 참여 의사를 밝혔다. 다만 엔진 제작사인 CFMI는 현재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이날 브리핑에서 국토부는 사고 발생 4분 전인 8시 59분 조종사가 조류 충돌을 언급하며 조난신호인 ‘메이데이’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조종사가 8시 59분에 조류 충돌에 따른 메이데이를 선언하고 복행(고 어라운드·착지하지 않고 고도를 높이는 것)을 했다"며 "당시 보낸 신호가 처음이자 유일한 조류 충돌 신호"라고 설명했다. 다만 명확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블랙박스에 대한 합동조사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 활주로 끝단의 활주로 진입유도 장비인 방위각(로컬라이저) 시설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국내외 항공 전문가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 무안공항의 경우 흙으로 쌓은 둔덕 위에 콘크리트 기초 위에 안테나를 세운 형태로, 충돌 시 충격이 컸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있고, 해외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과 스페인 테네리페 공항 등이 콘크리트를 쓴 사례가 있다"면서도 "설치 규정들에 대해서는 좀 더 파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사고가 발생한 B737-800 기종에 대한 전수조사 등 기체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내년 1월 3일까지 사고기와 같은 보잉 737-800 기종을 운항하는 항공사 6곳을 대상으로 항공기 엔진, 랜딩기어 등 주요 계통의 정비 이력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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