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역대 최장수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 향년 100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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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4-12-30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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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임 후 평화·민주주의 증진 등 매진…2002년 노벨평화상 수상도

지미 카터 대통령 별세 사진EPA 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사진=EPA·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9일(이하 현지시간) 향년 100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카터는 이날 미 조지아주 플레인스 소재 자택에서 별세했다. 지난 10월 100번째 생일을 맞아 역대 최장수 미 대통령 기록을 세운 카터는 오랫동안 암으로 투병해 왔다. 고인은 지난 2월부터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가정에서 호스피스 완화 의료 서비스를 받았다.
 
민주당 소속으로 조지아주 상원의원과 주지사를 거쳐 1976년 대선에서 공화당 제럴드 포드 당시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된 카터는 1977년부터 4년간 대통령을 역임했다.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 사건 직후 집권한 카터는 인권과 도덕, 공정과 같은 가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재임 기간 카터는 ‘캠프데이비드 협정’으로 불리는 중동 평화 협상 중재에 성공하며 업적을 쌓았지만 파나마 운하 운영권을 파나마에 넘겨주며 거센 정치적 비난을 받았다. 그는 대선 공약이었던 주한미군 철수도 추진하면서 한·미 동맹이 흔들리기도 했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와 실업률까지 치솟으며 악재에 시달린 카터는 결국 1980년 대선에서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후보에게 패했다.
 
그러나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카터는 평화·민주주의 증진과 인권 신장, 질병 퇴치를 위한 활동에 나서며 재임 기간 때보다 퇴임 후에 더 많은 인기를 누렸다. ‘가장 위대한 전직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도 이때 얻었다.
 
또한 비영리기구 카터센터를 통해 제3세계 부정선거 감시,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 빈곤국 질병 예방과 같은 사업도 진행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인 1994년에는 1차 북핵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에티오피아와 수단, 아이티, 세르비아, 보스니아 등에서도 중재자로 나섰던 카터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카터는 1946년 로절린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는 자녀 4명을 뒀다.

카터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계에서 애도가 잇따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오늘 미국과 세계는 비범한 지도자, 정치인, 인도주의자를 잃었다”며 “(카터 장례를) 워싱턴DC에서 공식 국장으로 치를 것을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카터가 대통령으로서 직면했던 어려움들은 미국에 중대한 시점에 닥친 것들이었고 그는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적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 각국 정상들도 카터의 넋을 기렸다.

카터의 장례식 세부 계획은 확정·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워싱턴DC와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공개 장례 행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카터센터는 이날 밝혔다. 미군에 따르면 국장은 국방부 주관으로 통상 7~10일간 거주지에서 행사, 워싱턴DC 행사, 안장식 등 3단계 행사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바이든은 다음 달 9일을 카터 애도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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