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지목되는 가운데, 일본에서도 지난 한 해 동안 조류 충돌이 1499건이 발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0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항공기와 새의 충돌은 이착륙 시 자주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로 일본 내 공항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곤충 등 먹이를 찾아 활주로 근처까지 내려오는 새와 이착륙을 시도하는 항공기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 사고는 2023년에 1499건이 발생했다. 2019년까지 매년 1400~2000회 발생했고, 그 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운항 편수 감소로 1000회 안팎으로 줄었지만 최근에는 다시 1400회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조류 충돌 발생률은 공항마다 다른데 하네다공항에서는 2023년에 이착륙 1만회당 2.6회가량 발생했다.
2013년의 집계를 살펴보면 조류 충돌 사건 중 30% 미만이 착륙 활주 중, 20%는 이륙 활주 중 일어났다. 활주로를 향해 고도를 낮추는 진입 과정에서도 20%가량이 발생했다.
기체 손상 부위는 엔진과 프로펠러가 30%, 선두부가 30% 미만, 날개가 20%를 차지했다. 랜딩기어 등 하단 부분은 7%로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2013년 10월 후쿠오카공항에서 착륙을 시도한 항공기가 새와 충돌해 점검 작업과 함께 사체 청소를 위해 활주로가 일시 폐쇄된 경우가 있었다. 이로 인해 후속 항공편 지연이 발생했고 공항으로 진입 중인 타 항공기가 목적지를 변경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아오모리공항에서도 활주로에서 새가 엔진에 부딪혀 이륙을 취소한 사례가 있었다.
이처럼 일본에서도 조류 충돌 건수는 다수 발생했지만 지금까지 사고로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다만 닛케이는 “과거 해외에서는 사고로 이어진 적도 있었다”면서 “2009년에는 새떼와 충돌한 US 에어웨이즈의 기체가 미국 뉴욕의 허드슨강에 불시착했고, 승객과 승무원 155명은 모두 생존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신문은 조류 충돌로 인해 “드물지만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일본 공항에서는 조류 충돌을 신기술로 방지하는 대책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항에서 공중포 등과 같은 큰 소리로 위협해 새를 쫓아내는 ‘버드 패트롤’을 비롯해, 주부국제공항(센트레아)에서는 인공지능(AI)이 새를 자동 감지하는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