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된 가운데 경제계도 신년 행사를 취소 및 축소하면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내년 1월 3일 열리는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사 피해자의 넋을 기리며 묵념하는 등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매년 초 경제계와 정·관계, 노동계 등 각계 인사가 모여 덕담과 인사를 나누는 경제계 최대 행사다. 올해는 탄핵 국면으로 국가 경제가 위기인 만큼 새 의지를 다지고, 화합을 도모할 자리로 기대됐지만 이번 참사로 전 국민이 충격에 빠진 만큼 행사를 차분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비롯해 기업인과 경제단체장, 정계 인사, 언론계 대표,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인사 500여명에게 초청장을 보냈으나, 실제 참석 규모는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날 예정됐던 임원 송년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대신 내년 1월 2일 열릴 시무식에서는 제주항공 참사 피해자를 위한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중기중앙회는 내년 1월 3일 신년회를 예정대로 진행하되 별도의 애도 시간을 갖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기업별로 조기를 게양하고 추모에 나서는 곳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수원, 서초, 광주 등 주요 사업장에 조기를 게양한 데 이어 사내 게시판에 한종희·전영현 부회장 명의의 애도 메시지를 내고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빌며 소중한 가족과 지인을 잃은 모든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또 다음달 2일 사내 임직원 대상 시무식에서도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SK그룹도 이날 오전 종로구 서린사옥에 조기를 게양했고, 현대차그룹 역시 이날 양재동 사옥에서 조기를 게양하고 애도를 표했다. 현대차는 2025년 신년 맞이 카운트다운 캠페인 '싱 유어 위시'(Sing Your Wish)도 잠정 연기했다.
LG는 본사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비롯해 전국 주요 사업장에 조기를 게양하며 이번 참사에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애도 기간 중 조기를 게양하고 사내 전광판에 애도 메시지를 내기로 했다. 효성은 마포 사옥에 조기를 게양했으며, 내년 초 시무식에서 피해자를 애도하며 묵념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코오롱그룹도 과천과 마곡 사옥에 조기를 게양했다.
매년 새해 첫 고객맞이 행사를 개최하는 대한항공도 내년에는 관련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내년 아시아나항공 통합 첫 해를 맞는 만큼 신년행사도 크게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오는 31일 자정께 예정됐던 롯데월드타워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를 취소하고, 다음달 4일까지 롯데월드타워에 애도 조명을 점등한다.
아울러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에서 예정된 모든 퍼레이드를 내년 1월 4일까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이 서울 중구청 주관으로 준비한 명동 본점의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 축제도 취소됐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도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고자 오는 31일 계획한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HD현대의 조선 계열사인 HD현대삼호는 사고의 피해자와 유가족 지원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3억원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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