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수교를 이끈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10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는 소식에 중국 정부도 애도를 표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30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카터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조전(唁電)을 보냈다"며 "시 주석은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을 대표해, 또 개인 명의로 카터 전 대통령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하고 그 가족에 진심 어린 위로를 전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조전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중·미 수교의 추동자이자 결정자로, 장기간 중·미 관계 발전과 양국의 우호 교류·협력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공헌을 했다"면서 "나는 그의 별세에 깊은 애석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중·미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 중 하나"라며 "중국은 미국과 함께 노력하면서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을 바라보고,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기대에 순응하며, 중·미 관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올바른 궤도를 따라 전진·발전하도록 이끌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카터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양국 수교와 관계 발전에 관한 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도 미·중 수교를 이끈 카터 전 대통령의 업적과 발언 등을 재조명했다. CCTV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서거, 그의 재임 기간 중·미는 수교했다'는 제목의 기사로 그의 생전 업적을 부각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마오쩌둥 사후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최고 지도자 덩샤오핑과 몇 차례의 비공식 협상을 거쳤으며, 양국은 1979년 1월 1일부터 정식으로 수교했다.
현지 매체인 중국신문망은 미·중 수교에 대해 "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역사적 결정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미·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는 "내 생일인 10월 1일은 중국의 국경일(건국기념일)과 같은 날"이라면서 "덩샤오핑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은 내가 중국의 친구가 되는 것은 운명이라고 했다"고 하기도 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미·중 무역 전쟁'을 선포했을 때는 특별 기고문을 통해 "미·중 관계는 양국과 세계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양국이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하고 균열을 복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수십년간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민주주의 및 인권 신장을 위해 공헌한 점을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지난 10월 100번째 생일을 맞아 역대 최장수 미 대통령 기록을 세운 카터는 오랫동안 암으로 투병하다 지난해 2월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선택해 돌봄을 받던 중 조지아주 고향마을 플레인스 자택에서 29일(현지시간) 10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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