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순혈주의는 옛말…지방 금융지주, 외부인사 대거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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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4-12-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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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중은행·인터넷은행 경쟁 밀리며 위기감 조성

  • 최재영 KB금융 부행장, 부산·경남銀 부행장으로

  • DGB는 iM라이프·iM캐피탈 대표에 외부 전문가

사진iM뱅크
[사진=iM뱅크]

견고했던 지방은행 순혈주의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은행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는 재무, 자금관리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 대표 자리를 외부 전문가에게 넘기고 있다. 시중은행,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대규모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영향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그룹은 지난 26일 정기인사에서 조직의 역동성 확보를 위해 1970년대생 CEO를 외부 전문가로 발탁했다. iM라이프 대표이사 후보에는 박경원 현 신한라이프 부사장을, iM캐피탈 대표이사 후보에는 김성욱 현 우리금융캐피탈 전무를 추천했다.

디지털 혁신 가속화를 위한 지주 디지털마케팅총괄, 은행 ICT그룹 임원도 최초로 외부 인재로 영입했다. 황원철 DGB금융지주 그룹디지털마케팅총괄 상무는 우리금융에서 디지털금융을 이끈 전문가로 알려졌다. 성현탁 iM뱅크 ICT그룹 상무는 KB국민은행에서 부동산사업부 부장을 지낸 후 네이버에서 비즈니스플랫폼 개발 등을 이끈 인물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다른 지방 금융지주에서도 감지된다. 최근 그룹 인사에서 최재영 KB금융그룹 WM·연금부문 총괄 부행장을 부산·경남은행 WM·연금그룹 부행장으로 전격 영입했다. 환율 등 외환 전문가로는 신한은행 본부장 출신인 정해수 부행장보를 선임했다.

JB금융지주는 지난해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하나은행·카드를 거친 송종근 부사장을 발탁한 바 있다. 

현재 외부 인사 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DGB금융이다. 특유의 학연·지연으로 뭉친 연고주의를 타파하고 이례적으로 부서장급 영입에도 집중하고 있다. 그간 금융지주들은 상황에 따라 임원급 외부 인사 영입이 종종 있어왔지만 부서장급 인사는 매우 드문 일이다.

DGB금융은 최근 우리금융지주, KB금융지주 출신 인사를 영입해 각각 경영기획부장과 피플&컬처부장을 맡겼다.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 이후 처음으로 개설하는 강원도 원주지점 지점장 겸 강원지역 본부장에도 관례를 깨고 농협은행 출신을 발탁했다. 현재 DGB지주의 전체 직원 중 20% 이상이 외부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탄탄한 자금력의 시중은행과 금리경쟁력을 갖춘 인터넷전문은행 사이에서 지방은행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대형 금융지주에 몸담았던 인재의 역량을 백분 활용해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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