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벼랑 끝에 선 중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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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입력 2025-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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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

  • 중소기업 내년 1월 경기전망 '최악'

사진정연우 기자
[사진=정연우 기자]
최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동네 유명 빵집에 케이크를 사러 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백년가게'로 꼽힐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가게였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케이크는 불티나게 팔리지만 가게 안 손님은 그리 많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 사태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연말연시 특수를 기대하던 음식점들도 당혹스럽기 마찬가지다. 

중소기업도 심각한 상황인데 그보다 한참 '사이즈'가 작은 소상공인이야 더 할 말이 있겠는가. 오로지 개인기로 승부 해야 하는 사장님들은 올 겨울이  춥기만 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도 경기전망도 최악이다. 탄핵정국에 더해 고환율 기조로 우리 경제 전체가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원하가치가 5% 하락하면서 환율은 1500원선에 근접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15년 9개월만에 최고치다. 한국경제는 말 그대로 '빨간불'이 켜졌다. 보호무역주의를 펼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수입 원재료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에게 악재가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5년 1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1월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는 68.1로 전월 대비 4.5포인트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4포인트 떨어졌다. 

벤처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벤처기업협회에 따르면 내년 1분기 벤처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8.9로 전 분기(110.7) 대비 21.8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조사 이래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을 밑돈 것이다. 

정부에서는 매번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는데 달라지는 게 없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투입해야 하는 지원금액이 늘어나는 것도 결국은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이들이 많아지기 때문 아닐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찾지 못하면 결국 악순환은 이어질 것이다. 지원금을 증액하는 것보다 중소기업이 자력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 게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장들은 이번 신년사를 통해 한 목소리로 위기극복을 외치며 새해 사자성어로 인내외양(忍耐外揚)을 선정했다. '인내심을 발휘해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의미다. 하지만 '존버(최대한 버틴다)'만이 살 길은 아닐 것이다. 어디까지 인내해야 하는 지 납득할 만한 생존전략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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