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AI로 산업계 혁신해야"…IT강국에서 AI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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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5-0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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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새해에는 인공지능(AI)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한층 더 가열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기존 정보기술(IT) 강국에서 AI 강국으로 진화하겠다는 출사표를 냈다. 지난해 말에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AI 관련 법안을 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눈앞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미 AI 주도권 중 상당 부분이 미국과 중국에 넘어간 가운데 이를 타개할 뚜렷한 방안이 없다. 산업계는 AI를 활용한 자체 혁신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분류한 AI 선도국에 한국은 포함되지 못했다. 대신 준비 상태가 다소 뒤처진 'AI 안정적 경쟁국가'로 분류됐다. 여기에는 일본, 말레이시아, 스페인, 대만, 호주 등이 포함됐다. 한국은 IT 강국으로 불려왔지만 AI 부문에서는 디지털에 약한 일본과 같은 범주로 묶였다.
 
이를 극복하려면 공격적인 예산 투입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최소 몇조 단위 예산을 즉시 집행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은 AI 투자액은 여전히 미국 대비 7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이 AI 경쟁력을 극대화하려면 결국 기존에 가진 강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은 ‘AI 시대의 석유’라 불리는 데이터와 반도체 주권을 모두 확보한 몇 안 되는 국가다. 전 세계에서 미국·중국·한국만이 독자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AI 전용 칩 개발에 필수 요인인 5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나라도 한국과 대만뿐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등을 통해 ‘AI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기업 자체 가치를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최종 조립)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AI 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국 정부 지원금 7000억여 원도 유지했다. 미국 기업을 제외한 주요 반도체 제조사 중 보조금 수령이 확정된 것은 TSMC에 이어 두 번째다.
 
롯데그룹 소재 계열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반도체' 공급망에 진입했다. 데이터센터와 연결된 고성능 네트워크 장비(스위치)에 차세대 동박을 납품한다. 향후 서버용 AI 가속기 인쇄회로기판(PCB)에 들어가는 동박까지 품목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I를 통한 공급망 효율성 극대화에 나선 사례도 있다. 연구개발(R&D)부터 공정‧제품 공급까지 전 주기에 걸쳐 AI가 혁신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용광로 상태를 결정하는 5가지 변수(통기성‧부착물‧연소성‧출선‧용선 온도)를 AI로 예측하고 자동 제어해 최적의 결과 값을 산출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연간 8만5000톤의 쇳물 생산량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승용차 8만5000대를 더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플랫폼 부문에서는 네이버, 삼성, LG, KT 등이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 중 AI 생태계를 형성하며 빅테크를 추격하고 있는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네이버는 빅테크와 직접 경쟁하는 대신 ‘소버린(주권) AI’ 전략을 펼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노재인 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은 “AI 기술 역량이 부족한 국가들의 소버린 AI 기술과 산업 생태계 구축을 돕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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