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 "경제안정 위한 정치적 타협 시급...AI대전환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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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5-0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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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서울대 경영학부 특임교수 사진아주경제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서울대 경영학부 특임교수) [사진=아주경제]


2025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1%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계지출이 줄었고, 한국을 지탱하던 석유화학, 철강 등 제조업은 중국의 공세에 피가 마르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제상황이라고 평가받는 현재의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적 타협이 필요하다고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장관급, 現 서울대 경영학부 특임교수)은 제언한다.
 
구 교수는 유례없는 정치에 의한 경제위기에 직면한 한국이 안정적인 상황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시작으로 여야가 타협에 들어가고, 정치적 안정을 위한 로드맵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세계적인 AI 대전환 시대를 맞은 한국의 전략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이 아니라 기업, 생활, 공공부문 전반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교육과 제도 구축이 필수라고 전했다.

다음은 구윤철 전 국무조정실장과 일문일답.
 
-한국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2006년부터 대통령비서실과 기획재정부 차관을 거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무조정실장까지 하셨다. 작금의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시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이 2%대고, 내년에는 1% 얘기 나온다. 이게 얼마나 힘든 상황이냐면 IMF 외환위기 같은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면 나오지 않는 수치다. 끔찍한 일이다.
문제는 이 상황을 어떻게 빠르게 유(U)턴 시키느냐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유지된다면 상상하기 힘든 최악의 경우가 올 수 있다. 
지금의 상황은 정치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다. 외환위기의 경우는 외환 보유고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미국의 금융 상황이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질병이 원인이었지만, 이번에는 특이하게 정치가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다. 경제적 충격은 대책이나 수습 방법이 있지만, 정치적 문제는 수습이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위기보다 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한국 사회와 경제 상황을 수습해야하는 데드라인은 언제로 보는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최소한 언제는 수습될 것이라는 로드맵이라도 나와야 한다. 6월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로드맵만 있어도 경제 주체들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또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한국 기업 얘기를 해보고 싶다. 제조업이 크게 어려워지면서 국내 산업계가 크게 축소되고 있다. 혁신이 필요하다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어떤 혁신이 필요하다고 보시는가?
 
"우리 기업들이 남들이 따라할 수 없는 노하우가 있다면 작금의 경제상황도 잠시 지나가는 일이다. 하지만 차별화할 수단이 없다면 중국과 사우디의 공세에 그냥 무너질 수밖에 없다. 경쟁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걸 위해서 기존의 제도를 바꾸고, 인력을 바꾸고, 기술을 바꾸는 게 혁신이다. 기업은 생존하기 위해 부단하게 혁신해야 한다.
정부의 역할도 있다. 대표적인 게 인력문제다. 우수한 인력 공급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인재 양성을 해야 한다. 정부가 R&D도 직접 하면서 중소·중견 기업에 해당 기술을 주고, 이를 통해서 기업이 또 발전하는 이런 혁신이 필요하다. 한국이 하나의 주식회사처럼 움직여야 한다.
문제는 우리 공무원들이 이렇게 하려고 해도 기업과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뇌물로 수사받고, 감사원의 압박을 받으니 정부와 기업이 서로 만나지를 못한다. 이러니 정부의 혁신안과 기업의 혁신안이 다르게 흐르고 있다"
 
-올해 시장에서 떠오른 ‘삼성 위기설’에 대한 견해는 어떤가?
 
"삼성 위기설이라는 것은 삼성이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비전 부재가 위기설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의 삼성은 모바일폰을 생산하면서도 스마트폰을 준비했으며, LCD를 생산하면서도 OLED를 대비했다. 지금의 삼성은 이런 게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다만 위기설이 나온다는 것 자체로 긍정적인 사인이라고 생각한다. 위기가 닥쳤을 때 위기라고 느끼지 못한다면 그게 진짜 위험한 일이다. 지금 삼성은 내부적으로 위기감에 따른 변화와 혁신을 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오히려 위기설이 전화위복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의 혁신을 얘기하면 인공지능(AI) 대전환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AI 대전환이란 무엇이고, 경제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AI는 조선시대의 한글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일부 몇몇 유학자들은 한자를 잘 알겠지만 대중적으로는 한자에 대한 개념이 떨어진 상황이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면서 국민들도 글을 읽고 쓰면서 세상에 변화가 생겼다. AI 대전환이라는 단어가 일반 국민들에게는 선뜻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AI를 한글처럼 써서 모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게 진정한 AI 대전환의 시작이다"
 
-성공적인 AI 대전환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생성형AI 개발 경쟁에 뛰어들기에는 이미 늦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생성형AI를 기반으로 한국이 잘하는 프로그램 개발을 통해 기업은 물론 국민의 생활에도 AI가 녹아들게 만들어야 한다.
국가 차원의 AI학과도 만들어야 하고, 기업의 AX(인공지능 전환)도 필수다. AX는 한국도 1등이다. 내년에 AI폰도 출시되는데 이게 상용화된다면 큰 경쟁력도 갖추게 된다.
AI대전환 시대에서 한국이 성공하는 방안은 빅테크 기업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 전체에 AI를 녹아들게 하면서 기업, 삶, 공공부문 전반에 대전환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이게 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다시 IT강국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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