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승객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79명이 사망하고 비행기 후미에 탑승했던 승무원 2명이 극적으로 생존했다.
사고기인 제주항공 7C2216편은 이날 오전 1시 30분 태국 방콕을 떠나 오전 8시 30분 무안공항에 착륙 예정으로, 항공기에는 승객 175명, 객실승무원 4명, 조종사 2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175명 중에는 한국인이 173명, 태국인이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는 이날 오전 9시 3분께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안공항 활주로에 '동체착륙'을 시도했다. 폐쇄회로(CC)TV에는 착륙을 준비하던 7C2216편의 한쪽 엔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포착됐다.
관련기사
◇생존 승무원 2명이 앉았던 점프싯
점프싯은 주로 비행기 문 옆이나 간이 주방 공간에 설치된 접이식 좌석으로, 항공기 기종과 구조에 따라 승무원이 갤리 점프싯에 착석해 이착륙을 준비하기도 한다.
또한 점프싯은 허리용 가로 벨트를 매는 승객들과 달리 가슴까지 두르는 안전띠를 착용한다.
생존 승무원들은 당시 기체 맨 뒤가 아닌 후미 쪽 비상구 점프싯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소방대원들이 두 승무원을 구조한 위치도 후미 비상구 문 입구와 가까운 곳이었다. 남성 승무원은 후미 동체 안에서 서 있는 형태, 여성 승무원은 쓰러진 캐비닛에 깔린 상태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와 미국 합동조사팀과 함께 사고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기체 후미, 더 안전할까?
2015년 미국 연방항공국(CSRTG)이 과거 35년간 기내 좌석별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행기 앞쪽 좌석은 38%, 중간 좌석은 39%. 뒤쪽 좌석은 32%로 후미에 탑승한 승객들의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미국 과학기술 전문지 '파퓰러 메커닉스'가 1971~2007년 항공기 사고 20건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비행기 뒤쪽 좌석의 생존율이 69%로, 49%인 앞쪽이나 56%인 중간 좌석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항공 전문가들은 비행기 사고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기체의 특정 부분이 더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김인규 항공대 비행교육원장은 지난달 3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고가 났을 경우 가장 안전한 곳이 후미 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원장은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아시아나항공 착륙 사고(승객 2명 사망‧181명 부상)를 예로 들며 “당시에는 동체 후미가 지상을 치면서 후미에 있는 승객들만 사망했다. 사고 유형에 따라서 손상을 입기 때문에 어느 자리가 더 안전하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