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황금알 잡아라"…증권사, 퇴직연금 조직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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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소현 기자
입력 2025-01-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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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 조직 개편 통해 연금부서 확대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시장을 두고 증권사들 간 경쟁이 뜨겁다. 새해를 맞아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기존 조직은 강화하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성장성이 높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이 연말 조직 개편을 통해 퇴직연금 부서를 확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연금1·2부문을 연금혁신부문, 연금RM1부문, 연금RM2부문, 연금RM3부문 등 4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1개 본부로 운영하던 퇴직연금 본부를 퇴직연금1·2본부로 나누고 퇴직연금 투자상품을 관리하는 퇴직연금운영본부를 신설해 총 3개 본부로 확대했다. 

삼성증권은 연금본부를 채널솔루션부문에서 디지털부문 산하로 옮기고 디지털부문 명칭을 디지털·연금부문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연금 사업 디지털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기존 홀세일 사업본부 산하에 있던 연금사업실을 리테일본부 산하로 이동하면서 흩어져 있던 퇴직연금 조직을 연금사업실 산하로 통합했다. DC형과 IRP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점 영업망을 활용해 리테일 부문과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리테일 부문 강자인 키움증권도 퇴직연금 시장에 새로 뛰어든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5월부터 운영했던 퇴직연금 사업 추진TF 대신 류재황 팀장이 이끄는 연금사업팀을 정식으로 신설했다.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쓰는 이유는 퇴직연금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말 기준 255조5000억원이던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 규모는 지난해 3분기 말을 기준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2040년이면 1000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31일 도입된 실물이전제도 도입 등으로 금융회사 간 퇴직연금 적립금 이동이 자유로워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에서는 은행에 있던 퇴직연금 적립금이 증권사로 넘어오는 '머니무브'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적립금 400조793억원 중 24.1%(96조5328억원)에 그친 반면 은행 점유율은 52.6%(210조2811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이 중 88%는 예·적금 등 수익성이 낮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은행보다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ETF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만큼 퇴직연금을 통한 투자에 관심 있는 개인 고객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고객 수요에 맞게 관련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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