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올해 최대어로 손꼽히는 LG CNS를 비롯한 9개 기업이 이달 공모청약에 나선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하고 이달 공모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9곳이다. 최근 3년 중 최다 수준이다. 공모 규모는 1조1705억~1조3511억원이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회사는 조 단위 '최대어'로 꼽히는 LG CNS다. 오는 9~15일 수요예측, 21~22일 공모청약에 나선다. LG그룹 IT 서비스 계열사인 LG CNS의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약 6조원이다.
LG CNS는 LG그룹 내 계열사 매출 의존도가 48%로 높은 편이다. 증권가에선 해외 고객을 포함한 비계열사 실적의 지속적인 확대가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계열사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곳은 미트박스글로벌이다. 이 회사는 축산물 기업 간 거래(B2B)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다.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기록하자 상장을 연기했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 2일부터 오는 8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오는 13일부터 양일간 공모청약을 받는다.
이어 9일까지 와이즈넛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한다. 생성형 AI 플랫폼 기업으로, 업계 유일한 흑자 경영 AI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꼽는다. 오는 15~16일 공모청약을 진행한다.
아스테라시스, 데이원컴퍼니, 삼양엔씨켐, 위너스, 아이지넷, 피아이이 등도 이달 코스닥 상장에 도전한다. 이달 IPO를 진행하는 기업이 몰린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업들이 상장을 미뤘고 올해 1월 IPO가 몰리게 됐다.
이달 기업들이 몰리면서 공모청약 일정이 중복되는 점도 IPO를 진행하는 기업에는 부담이다. 이달 15~16일 데이원컴퍼니, 와이즈넛이 같은 날 청약을 진행한다. 20~21일 아이지넷, 피아이이가 청약을 받는다. 21일은 LG CNS와도 겹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해는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에는 연초만 해도 상장 첫날 주가가 300%까지 오르는 등 공모주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결정되는 기업도 많았고, 청약 경쟁률도 네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연말로 갈수록 상장 첫날 수익률이 하락하거나 주가 하락을 겪는 기업도 등장하면서 공모가 거품 논란이 이어졌다.
정치 불확실성으로 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은 점도 흥행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증권가에선 대외 리스크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증시 반등을 가로막고 있다고 꼽는다.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 경제 영향, 미국 증시 고평가 논란 등이 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5년 국내 IPO 시장은 국내 주식시장 지수 반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는 2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인 LG CNS 흥행 여부가 IPO 시장 분위기 반등에 중요한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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