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뷰] 홈쇼핑 업계 생존 전략 시급…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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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속에서는 위험을 경계하되, 기회가 있음을 명심하라.”
 
이는 미국의 제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가 한 말로, 현재 국내 홈쇼핑 업계가 직면한 상황을 잘 대변한다. 최근 CJ온스타일이 일부 방송사와의 송출 계약을 종료하며 송출이 중단된 사태는 방송 송출 수수료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이른바 ‘블랙아웃’(송출 중단) 위기를 겪었다.
 
홈쇼핑은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를 가진다. 방송 송출을 위해 방송사나 플랫폼에 송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최근 몇 년간 이 비용이 꾸준히 상승해 업계 전반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부 홈쇼핑 기업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송출 수수료로 지출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과도한 송출 수수료는 기업의 수익성을 크게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경영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송출 수수료 인상은 단순히 비용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높은 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인상하거나 방송 품질을 낮추는 등의 선택을 강요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 만족도가 저하되고 충성 고객의 이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과 모바일 플랫폼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홈쇼핑 업계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되고 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홈쇼핑 기업들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홈쇼핑 기업들의 부진을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업계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송출 수수료 문제의 본질은 방송사와 홈쇼핑 기업 간의 불균형적인 수익 배분 구조에 있다. 방송사 입장에서는 송출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에 이를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홈쇼핑 기업들은 현재의 비용 구조를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송출 수수료 협상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비용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해결책으로는 세 가지 정도 꼽아볼 수 있다. 첫째, 홈쇼핑 업계가 공동으로 협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협회나 단체를 통해 업계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함으로써 보다 유리한 협상 조건을 이끌어 내야 한다.
 
둘째, 정부가 중재자로 나서 송출 수수료 체계를 규제하거나, 투명성을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해결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셋째, 홈쇼핑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에 무게를 둬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이지만, 더욱 더 속도를 내야 한다.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고,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국내 홈쇼핑 업계의 불황은 경기 침체와 소비 트렌드 변화, 그리고 송출 수수료 상승이라는 복합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는 홈쇼핑 업계가 더 많은 소비자와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기존 방송 중심의 모델에서 벗어난 멀티 플랫폼 전략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위기(危機)는 ‘위험(危險)’과 ‘기회(機會)’라는 이중적 의미를 갖는다. 뼈를 깎는 위기를 관리해 좋았던 시기 또는 그것에 가까운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다. 홈쇼핑 업계는 방송사와의 협상을 통해 송출 수수료를 덜어야만 다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업체 간의 ‘동업자 정신’은 필수적이다.
 
홈쇼핑 업계에도 위기를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