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사상자가 3800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적임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지목하며 환심 사기에 나섰다.
젤렌스키는 5일(이하 현지시간) 과학자 렉스 프리드먼이 진행하는 미국 팟캐스트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에서 1만2000명을 파병했고 이날까지 3800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독재체제이기 때문에 명령으로 3만∼4만명, 아마도 50만명까지도 더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에 맞서 유럽 국가들에서 병력을 끌어모은다면 200만~300만명 정도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현재 유럽에서 우크라이나가 98만명으로 병력이 가장 많고, 그다음이 20만명 정도인 프랑스라고 주장했다.
앞서 젤렌스키는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격전을 벌이는 쿠르스크에서 북한군 1개 대대가 이틀 사이에 전멸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가 1개 대대 규모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 수백 명 규모로 보인다고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아울러 젤렌스키는 이날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젤렌스키는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해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충분한 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전을 멈출 방안과 관련해 “트럼프가 의지뿐만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그냥 말치레가 아니라 나와 우리 국민은 진짜 그에게 믿고 기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젤렌스키는 “전쟁은 끝날 것이고 트럼프는 비행기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하는 첫 정상이 될 수 있다”며 “상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런 젤렌스키 발언들은 20일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트럼프에게 더욱 친밀하게 다가가려는 전략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서는 트럼프가 자신에 대한 비판에 극도로 예민한 반면 아부에 쉽게 흔들린다는 평가가 있다. 다만 젤렌스키의 트럼프를 향한 구애 전략이 통할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자국 전쟁에 서방의 전례 없는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어 ‘역대급 세일즈맨’이라고 조롱해 왔다. 이에 반해 트럼프는 푸틴에 대한 비판은 거의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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