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를 주제로 한 무서운 영화를 보던 중 친구가 한숨을 쉰다. 왜일까?"
국내 기업 '뉴다이브'는 자폐 청소년을 위한 사회화 교육 게임 'buddy-in'을 세계 무대에 선보였다. "심해 이야기가 지루해서"와 "생각했던 것만큼 무섭지 않아서" 등 선택한 대답에 따라 시나리오가 달라져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연상케 한다. 정답이 아니더라도 자폐아가 결과를 보고 자연스레 올바른 반응과 친구 사귀는 법을 배우는 게 핵심이다.
5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CES 언베일드(Unveiled·미리 보기)’ 행사에는 혁신상을 수상한 스타트업 180여개가 모여 최신기술을 선보였다. 전 세계 취재진이 모인 가운데 '헬스테크'에 대한 관심이 돋보였다.
전기로 짠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한 숟가락을 선보인 일본기업 '기린홀딩스' 앞은 가장 붐볐다. 숟가락은 시중에 파는 배터리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지난해 기술만 발표한 데 이어 올해 프로토 타입을 완성해 혁신상을 받았다. 키요히로 이즈모씨는 "고혈압 등 건강 문제로 소금을 피해야 하는 사람들이 주 타겟"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국내기업 '바디프렌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안마 로봇 '스탠딩 로보'를 공개했다. 샛노란색 스탠딩 로보는 언베일드 행사장 입구에 위치해 단연 눈길을 끌었다. 혼자서 앉기 힘들어하는 노년층을 고려해 선 채로 안마의자에 기대면, 앉혀주는 기술을 도입했다. 또 지난해 로봇은 다리만 따로 움직일 수 있었지만 올해는 팔도 독립 구동이 가능하다.
국내기업 '닥터인홈'은 중이염 진단을 할 수 있는 스마트 체온계 '오티톤 메디컬'을 선보였다. 체온을 재면서 귀 내부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중이염 단계별 사진과 대조해서 진단을 내린다. 제이든 김 대표는 “매년 소아과가 줄어드는 데 집에서 아이들의 건강을 진단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기업 '엘리(eli) 헬스'의 침을 통한 호르몬 모니터링 시스템도 주목을 끌었다. 피를 낼 필요없이 침으로 즉각 호르몬 수치를 확인할 수 있다. 건강 이상 유무에서 나아가 몸의 최적화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매일 몸 상태와 기분에 영향을 주는 사소한 요소들을 알아내면서 몸의 최적화 상태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토마스 코르티나씨는 “호르몬 레벨이 낮게 나오면 잠들기 어렵다. 잠드는 시간을 조정하는 등 이런 컨디션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서 하루 계획에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샘 교수는 "사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술들이 인류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는 듯 하다"며 "기술 성공 여부를 떠나 인류를 도우려고 '몰입해있다(dive in)'는 점에 좋은 에너지를 얻어간다"고 평했다.
스타트업 소조(sozo)의 매니징 디렉터인 스펜서 파우스트씨는 "건강 관련 기기가 많이 나오는 게 최신 트렌드인 듯 하다"며 "오픈 AI가 가장 인기 있을지도 모르지만, 다방면의 물건들이 기술과 하나로 결합해 가는 걸 눈으로 확인한 점이 정말 흥미롭다"고 언베일드 행사장을 둘러본 소감을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