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이번 주 자유당 대표직과 총리직에서 사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캐나다 매체 글로브앤메일은 5일(이하 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뤼도가 이르면 6일 대표직 사임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트뤼도는 자당 의원들의 요구에 떠밀려 쫓겨나는 모양새를 피하기 위해 8일 열리는 자유당 간부회의 이전에 사퇴를 발표하는 것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뤼도는 최근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당내 선출 의원들로부터 사임하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재무장관 겸 부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위협 대응을 두고 트뤼도와 대립각을 세운 후 지난달 16일 사임하자 압박은 더 심화했다.
자유당 정부를 지지해왔던 야당인 신민주당(NDP)은 지난달 입장을 바꿔 이번 달 하원이 재개될 때 불신임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20명이 넘는 자유당 하원의원들이 공개적으로 트뤼도의 사임을 촉구했으며, 비공식적으로는 더 많은 의원이 사임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뤼도가 이끄는 자유당은 2015년 총선에서 단독 과반을 차지하며 정권을 보수당으로부터 탈환했다. 하지만 2019년 총선에서 소수당으로 전락한 데 이어 2021년 총선에서도 단독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소수 정부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브앤메일은 트뤼도가 대표직에서 사퇴하면서 곧바로 총리직에서도 물러날지, 아니면 다음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총리직을 유지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트뤼도의 사임설이 보도된 이후 캐나다 달러는 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이날 달러·캐나다달러 환율은 최대 0.4% 상승해 1달러당 1.4388 캐나다 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캐나다 달러는 미 달러 대비 7% 이상 하락한 상태였다. 켄 청 미즈호 은행 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은 최근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캐나다 정치가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다는 판단 아래 캐나다 달러를 매수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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