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고려아연 63만주 매도…지분 4.5%로 감소

고려아연 지분율 7.49%→4.51%

지분 줄어도 여전히 캐스팅보트 역할

23일 임시주총 경영권 분쟁 향배 주목

지난해 8월 29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시민들이 연금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지난해 고려아연 지분 약 3%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고려아연 지분 2.98%(63만 2118주)를 처분했다. 이로써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기존 7.49%에서 4.51%로 줄었다.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 14일, 10월 28일 두 차례 보유한 지분 수량이 변동됐다. 10월 14일 지분 22만8512주가 감소했고, 10월 28일 40만3606주가 줄었다.

업계에선 지난해 10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이 각각 진행한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국민연금이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었다.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지분과 시중 자산운용사에 위탁해 운용하는 지분 중, 위탁 물량이 공개매수에 응해 매도된 것으로 보고 있었다. 10월 14일은 MBK측 공개매수 마감일이었고, 10월 28일은 최 회장 측 공개매수 결제일이었다.

공시에서도 변동 사유를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및 단순추가취득(처분)’으로 밝혔다. 일부 물량은 장내 매도 방식으로 거래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번 감소 물량은 MBK측과 최 회장 측 공개매수에 각각 응모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매도로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율이 약 3%포인트 줄었지만, 오는 1월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표심은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발행 주식 수 기준으로 MBK측 지분율은 40.97%, 최 회장 측과 백기사들의 지분율은 33~34% 수준이다. 자사주를 제외하고 남은 소수주주들의 지분은 10%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국민연금의 약 4.5% 의결권이 어느 쪽을 향하는지에 따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될 수도, 장기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