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한국현대미술의 ‘하이라이트 오브 하이라이트’만 담은 상설전이 열린다. 약 470평 공간에 김환기부터 문경원, 전준호까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의 한국현대미술을 상징하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상설교육공간도 신설돼, 전 세대가 상설전을 본 후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전시와 교육의 만남도 이뤄진다.
국립현대미술관(MMCA)는 7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언론 공개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술관 2025년 전시계획과 주요 사업 및 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한국미술 대표작을 상시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서울과 과천에 대대적인 상설전을 5월부터 개최한다. 과천관은 약 1000평에 달하는 2층과 3층 전체에 1900~1980년대까지의 작품을 시대·주제·작가별로 펼친다. 서울관에서는 1·2전시실 470평 공간에 196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최고 작품을 엄선한 전시가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은 현재 1만18000여점에 달한다. 특히 2021년 고(故) 이건희 회장의 기증으로 소장품의 질이 현격히 높아졌다.
김인혜 학예연구실장은 “이건희 컬렉션이 지역 순회전을 성공리에 마친 후 국립현대미술관에 안착해 처음으로 열리는 상설전”이라며 “400평 규모인 서울관상설전은 '엑기스 오브 엑기스', '하이라이트 오브 하이라이트' 전시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설전 운영을 통해 향후 전시수를 줄이되, 굵직한 전시를 다루는 변화를 모색한다. 김성희 관장은 “해외 주요 미술관에는 본인들의 컬렉션을 전시하는 상설전시관이 있다"며 "'너희의 미술사를 보여줘'라는 해외 관람객의 향유에도 발맞춰야 하는 시기가 왔기에 상설관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설관 운영을 통해 문제점, 장점, 개선점 등이 나올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서울관 교육동 2층을 5월 중 전면 개조해 어린이 및 청소년을 포함한 온 가족이 현대미술을 다양한 형태로 만나고, 작가와 함께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MMCA 아트랩'(가칭) 공간을 새롭게 조성한다. 상설전을 관람한 뒤 교육프로그램으로 바로 이동하는 등 전시와 교육의 만남을 통해 현대미술을 알리는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특히 어린이 특화 전시실, 가족라운지 등을 비롯해 은둔 청년,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 중장년층, 장애인과 일반인 모두가 어우러져 교감하고 공감하는 상설 예술 경험 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전문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채로운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 외에 덕수궁에서는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엔 잃어버린 조국, 해방과 전쟁 후에는 실향민에게 잃어버린 고향이 되어버린 우리 땅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를 화폭에 담은 작품을 <향수, 고향을 그리다>를 통해 대거 선보인다. 서울관에서는 장애, 비장애 등 신체다양성을 환대하는 미술관의 실험을 담은 국제기획전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가 열린다. 과천에서는 한국 현대 도자공예의 거장 <신상호>전이 예정됐다.
운영 측면에서도 변화를 준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수장고 포화를 해소하기 위해 공실인 한국조폐공사 화폐본부 지하동(경북 경산시 화랑로)을 신규 수장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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