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히며 캐나다 정국이 혼란으로 빠져들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이를 틈 타 또다시 캐나다 합병 야욕을 나타냈다.
트럼프는 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캐나다에 있는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는 것을 바란다"며 "미국은 더 이상 캐나다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막대한 무역 적자와 보조금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쥐스탱 트뤼도 역시 이것을 알았고 그래서 사퇴했다"며 "만일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는 없을 것이고, 세금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고, 그들을 항시 둘러싸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선박들의 위협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트뤼도가 총리 사퇴 의사를 밝힌 이후 나온 것으로, 트뤼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후임자가 결정되면 총리와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5년 '40대 총리'로 취임 후 9년간 캐나다 총리에 재임해 온 트뤼도는 지난 수년간 고물가에 따른 민생 위기와 이민 정책 실패 등으로 지지율이 줄곧 하락해왔다. 이 와중에 작년 말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에는 캐나다를 향한 트럼프의 고관세 위협까지 겹치며 사퇴 요구가 높아져 왔다.
이 와중에 트뤼도가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캐나다의 정국 혼란이 커지자 트럼프는 이를 틈 타 '캐나다 합병' 공세를 강화하는 양상이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주미국 캐나다대사를 역임한 데이비드 맥노튼은 캐나다 공영방송 CBC에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당신이 사임하겠다고 말하는 순간 당신의 권력과 영향력은 거의 즉각적으로 사라진다"며 "앞으로 우리는 몇달 동안 불확실성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 트럼프는 요즘 상당히 자신감에 찬 모습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와중에 트럼프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가 매입 의사를 밝힌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7일 방문한다. 그는 그린란드에서 팟캐스트 방송을 위한 비디오 영상을 촬영하고 정부 관리 및 정치인들과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트럼프는 이날 소셜트루스를 통해 장남의 그린란드 방문 소식을 알리며 다시 한번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나타냈다. 그는 "그린란드는 놀라운 곳"이라며 "만일 그곳이 우리나라의 일부가 된다면 (그린란드) 사람들은 엄청난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덴마크 국영방송 DR은 미닝구아크 클라이스트 그린란드 외무부 장관을 인용해 트럼프 주니어의 방문은 사적 방문이고, 그린란드 정부와의 만남에 대한 요청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덴마크 왕실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새로운 왕실 문장을 공개했는데, 문장에는 그린란드의 상징인 북극곰이 확대되어 있다. 이는 덴마크 정부가 그린란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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