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7775억원, 영업이익 146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의 경우 소폭 성장을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3%, 전분기 대비로는 80.6% 급감했다.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만큼 LG전자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2022년 이후 3년 연속 4분기에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LG전자의 어닝 쇼크는 주력 사업 중 하나인 TV의 부진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TV 시장의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TCL 등 중국 업체들의 물량 확대로 경쟁은 심화되면서 예상보다 더 많은 마케팅 비용이 집행됐다는 분석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가전 및 TV의 제한된 수요 안에서 연말 쇼핑 시즌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TV사업은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물류비 상승도 LG전자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이나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재고 건전화 차원의 일회성 비용 등이 발생하며 수익성에 다소 영향을 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10월 진행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지정학적 이슈로 하반기 지역별 해상 운임을 계약하면서 주요 선사의 해상운임이 인상됐다"며 "전년과 비교해 손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힌 바 있다.
가전업계의 전통적인 '상고하저' 패턴을 끊고자 빠르게 추진 중인 B2B 전환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B2B 핵심 사업인 전장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로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LG전자는 냉난방공조(HVAC), 빌트인, 부품솔루션 등 다른 B2B 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지난해 인베스터 포럼에서 "중·장기 목표인 2030 미래비전 달성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을 일관되게 추진해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 확대, B2B 전환 가속화, 신사업 육성 등 중점 추진 영역에서 오는 2030년 전사 매출의 50%, 영업이익의 7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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